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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엔트리 2일까지 백지상태다."
그러면서도 보스니아전의 상징성을 감안해 출전 멤버를 어느 정도는 갖춰 내보낼 것이라고 말해 묘한 여운을 남겼다.
이는 한국축구대표팀이 28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온두라스와의 평가전을 2대0으로 기분좋게 승리한 뒤 감독 인터뷰에서 나온 말이다.
한국은 이날 경기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고 끊임없이 몰아붙이는 악바리 축구로 월드컵 출정 직전 기분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온두라스의 경기력이 기대 이하라는 단점이 있기는 했지만 한국 축구 특유의 매운 맛을 보여주는데 장애 요인이 되지는 않았다. 신 감독은 이날 첫 출전한 새내기 이승우에 대해 "감독의 머리 속을 잘 알고 공을 차는 친구"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간 부상 선수가 많았다. 대다수가 빠져나가면서 침체되지 않았나 걱정했지만 파주에서부터 열심히 준비했다. 새로 합류한 선수들이 출전하면서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해주었고 그 덕분에 전체적인 팀 분위기가 살아났다. 긍정적인 면을 많이 볼 수 있는 경기였다.
-새로 발탁한 선수들에 대해 각각 평가를 한다면.
▶이승우? 역시 악착같이, 센스있는 축구를 한다. 청소년대표 시절부터 나와 함께 해봐서 그런지 감독인 내가 원하는 플레이가 뭔지 잘 알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줬다. 감독이 머리 속에 무엇을 그리는지 그 속을 알고 공을 차는 것 같았다. 문선민의 경우 처음에 10분 정도 긴장한 것 같았다. 뭔가 보여주려고 한듯 너무 급한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시간 지나면서 차분해지더라. 문선민은 내일 경기 영상을 보여주며 가다듬어야 할 점을 놓고 대화를 나눠야 할 것 같다. 오반석은 출전 시간이 부족해서 평가를 하기엔 그렇지만 끝까지 무실점으로 막은 것은 칭찬해야 한다.
-오늘 새내기들의 활약이 좋았는데 월드컵 무대에서 활용법은 어떻게 되나.
▶우리가 스웨덴과의 경기때 포메이션이 바뀔 수도 있다. 포백에서 4-4-2를 구사하는 플랜A가 완벽하지는 않지만 갖춰지고 있다. 독일 등 상대에 따라서 다른 전술을 짜야 한다. 앞으로 어떻게 변화를 주고 상대에 맞춰 무엇을 해야 할지는 지속적으로 준비하고 고민도 하고 있다.
-오늘 경기 승리로 최종 엔트리의 윤곽이 좁혀졌나.
▶코치진에게도 최종 엔트리에 대해 아무런 언질을 하지 않았다. 선입견을 갖고 선수들을 바라보지 말고 공정하게 선수들을 보라고 지시했다. 오늘 경기 잘했다고 해서 1일 보스니아전에서 반드시 경기를 뛴다, 안뛴다 할 수 없다. 오늘 경기가 참고 기준은 되겠지만 2일까지 정확하게 보고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온두라스전은 실험적인 성격이 강했다. 그럼 보스니아전은 최종에 근접한 엔트리로 가는가.
▶보스니아전은 출정식이기도 하다. 여기에 가상의 스웨덴을 상대로 하는 경기다. 어느 선까지 (엔트리를)만들어 나가야 하지 않을까. 만들어 나갈 것이다.
-이청용의 부상으로 교체됐는데 상태는.
▶아직 정확한 상황을 모른다. 내일에 돼서야 정확한 부상 상태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렇지만 큰 부상은 아닌 것 같다는 보고를 받았다.
-손흥민을 오늘처럼 활용할 예정인가.
▶그런 부분까지 얘기할 상황은 아니다. 투톱을 내세우면 양쪽 사이드가 있다. 문선민이 투입될 경우 제로톱에 가까운 공격 전개를 했는데 효과를 봤다. 더 상세한 것은 말씀 드리기는 어렵다. 이해해 달라
-오늘 헤드셋을 시험 사용했는데 어떤가.
▶전파가 잘 안잡히더라. 위에서는 계속 얘기했다는데 밑(벤치)에서는 하나도 안들렸다. 전반에 조금 됐다가 안되더라. 경기가 끝나고 우리끼리 농담으로 "차라리 핸드폰으로 얘기하자"고 했다.(웃음) 저번에도 얘기했지만 헤드셋은 강팀에게 유리할 것 같다.
-기성용 빈자리에 주세종을 썼다.
▶보셔서 알겠지만 100% 완벽하다 못하겠지만 기대 이상으로 더블 볼란치가 잘했다고 평가하고 싶다.
대구=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