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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한대로 시작은 포백이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기존에 쓰던 4-4-2 형태를 그대로 유지했다. 4-4-2는 권창훈(디종)의 부상과 함께 사실상 폐기 수순을 겪는 듯 했다. 하지만 신 감독은 이승우-이청용을 활용한 4-4-2 카드를 꺼냈다. 신태용식 4-4-2에서 좌우 미드필더의 역할은 대단히 중요하다. 이승우가 이재성(전북), 이청용이 권창훈(디종)의 역할을 했다. 공격시에는 안쪽으로 좁혀 플레이를 했고, 측면 공격은 홍 철-고요한 좌우 윙백에게 맡겼다. 수비시에는 넓게 벌려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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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고민인 수비는 사실 이날 이렇다할 평가를 내리기 어려웠다. 상대의 공격이 워낙 무딘데다, 사실상 공격 의지가 없었기 때문이다. 포백 라인에 부담이 될만한 상황이 없었다. 다만 압박 자체는 칭찬해줄만 했다. 신태용호는 이날 최전방, 미드필더가 전반 초반부터 적극적인 압박에 나서며 수비라인의 짐을 덜어줬다. 본선에서 만날 상대가 온두라스보다 몇수 위인만큼 더 적극적인 압박에 나설 필요가 있다.
신 감독은 후반 이청용 홍 철 정승현 손흥민 고요한 이승우를 빼고 문선민(인천) 김민우(상주) 오반석(제주) 김신욱 이 용(이상 전북) 박주호(울산)을 넣었다. 스리백 테스트는 없었다. 이승우가 오른쪽, 문선민이 왼쪽에 자리했고, 김민우와 오반석은 홍 철 정승현의 자리에 들어갔다. 김신욱과 이 용도 손흥민 고요한의 자리에 섰다. 선수만 바뀌었을 뿐, 전술은 그대로 였다. 김민우가 고요한 처럼 적극적인 빌드업에 나서며 왼쪽 공격도 활발해졌다. 문선민은 빠른 스피드로 조커로의 가능성을 보였다. 기존과 다른 유형의 선수들이 들어가며, 다른 매력의 4-4-2가 펼쳐졌다. 여기에 플랜A의 핵심이었던 이재성(전북)이 돌아올 경우, 그 위력은 배가될 수 있다.
플랜A의 재확인, 온두라스전의 수확이었다.
대구=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