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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세대' 벨기에가 약체 파나마를 완파하고 우승 후보의 위용을 자랑했다.
파나마는 4-1-4-1을 들고 나왔다. 원톱에 페레스, 2선 라인은 로드리게스, 고도이, 쿠페, 바르세냐스가 포진했다. 포백라인은 데이비스-에스코바르-토레스-무리요가 형성했고 공수 조율 꼭지점은 고메스가 맡았다. 골키퍼 장갑은 페네도가 꼈다. 벨기에는 전통의 3-4-3 포메이션이다. 쿠르투아가 골문을 지킨 가운데 베르통언-보야타-알더웨이럴트가 스리백으로 후방을 맡았다. 미드필드에서는 카라스코, 비첼, 데 브라위너, 뫼니에가 섰고 전방에 아자르-루카쿠-메르턴스의 스리톱이 막강 공격진을 형성했다. 월드컵 본선 출전이 처음인 파나마는 공격적인 선발 포메이션인 반면 당대 황금세대라 불리는 벨기에는 상대적으로 수비적인 전형으로 경기를 시작했다. 벨기에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위의 강호, 파나마는 55위의 상대적 약체다.
▶전반-파나마의 육탄방어에 막힌 황금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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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메르턴스 '원더골'-루카쿠의 화답
유럽지역 최종예선에서 9승1무, 한 번도 패하지 않았고 무려 43골을 꽂아 넣었던 벨기에다. 전반의 결과로만 순순히 물러설 황금세대가 아니었다. 후반에도 공세의 고삐를 더욱 조여맨 벨기에가 분위기를 뒤집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후반 2분 파나마 문전으로 투입된 얼리 크로스를 수비수 토레스가 헤딩으로 걷어냈다. 이어 페널틱 박스 안에서 아자르가 상대 수비수와 경합하며 오른쪽 모서리 지점으로 공을 떨궈줬다. 때마침 그 위치에서 도사리고 있던 메르턴스에게 제대로 걸렸다. 메르턴스는 기습적으로 오른발 슈팅을 날려 반대쪽 골그물을 흔들었다. 마침내 숨통을 튼 벨기에는 이후 거침이 없었다. 결국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황금 삼각편대가 불리는 아자르(첼시)-데 브라위너(맨체스터 시티)-루카쿠(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작품을 만들었다. 24분 아자르가 페널티박스 왼쪽을 돌파하며 상대 수비를 흔든 뒤 데 브라위너에게 살짝 패스했다. 데 브라위너는 슈팅을 하는 척 오른발 아웃프런트로 절묘하게 문전 크로스를 올렸고 번개처럼 달려든 루카쿠가 다이빙 헤딩으로 마무리했다. 모범사례 교과서같은 합작품이었다. 작품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6분 뒤인 30분 파나마의 역습에 잠깐 몰렸던 벨기에가 역습 기회를 맞았고 아자르가 하프라인부터 20m가량을 폭풍 드리블을 하다가 왼쪽으로 쇄도하는 루카쿠에게 양보했다. 골키퍼와 1대1 상황을 맞은 루카쿠는 침착하게 왼발 칩슛으로 연속골을 장식했다. 승기를 굳힌 벨기에는 이후 수비 중심으로 안정적인 운영을 선택했고 파나마는 사상 첫 월드컵 첫골을 향해 악전고투했지만 전력의 열세를 끝내 넘지 못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