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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 국가대표 장현수(27·FC도쿄)의 백패스를 두고 시끄럽다. 장현수는 11일 칠레와의 친선 A매치에서 경기 종료 직전 골키퍼 김진현에게 짧은 백패스를 했다. 김진현이 잡기 전에 칠레 공격수 디에고 발데스가 공을 잡았고 치명적인 실점 위기를 맞았다. 발데스의 슈팅이 허공을 가르면서 한국은 실점하지 않았고 잠시 후 0대0으로 경기가 끝났다. 중앙 수비수로 김영권과 선발 출전한 장현수는 그 실수를 통해 독일월드컵 본선을 다시 상기시켰다.
장현수의 이런 멀티 포지션 소화 능력은 큰 장점이다. 과거에도 수비형 미드필더, 중앙 수비수, 풀백까지 봤다. 장현수의 장점은 수비 리딩이 좋다는 것이다. 수비수로서 스피드는 나쁘지 않다. 패싱력 등 빌드업 능력도 못하는 건 아니다. 그런데 안정감이 떨어져 큰 실수를 종종 범하고 있다. 국가대표 수비수 출신 최진철 한국프로축구연맹 경기위원장은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장현수가 부담감이 큰 것 같다. 큰 실수를 하다보면 승부처에서 노이로제가 될 수 있다"면서 "주위에서 동료들이 도와줄 수 있지만 결국 스스로 극복해야 한다. 멀티 능력을 가진 장현수가 수비형 미드필더를 볼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나는 장현수가 실수를 하고 있지만 중앙 수비수를 계속 맡는게 맞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최진철 위원장은 장현수의 가진 능력을 볼 때 중앙 수비수가 수비형 미드필더 보다 낫다고 평가했다.
결국 장현수의 A대표팀 내 역할과 쓰임새는 벤투 감독이 결정한다. 장현수 활용법 결정의 변수는 단순치 않다. 다른 선수들과 경쟁과 조합 등을 두루 고려하게 된다. 9월 두차례 A매치를 통해 드러난 것 처럼 중앙 수비의 중심은 김영권이다. 김영권의 파트너는 장현수였고, 장현수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올라갈 경우 김민재 윤영선 정승현 등이 들어갈 수 있다.
기성용이 버티고 있는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엔 정우영이 두 경기 연속 선발 출전했다. 벤투 감독은 더블 볼란치(기성용-정우영)를 연속 사용했다. 장현수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들어가기 위해선 기성용 정우영 둘과의 경쟁에서 이기든지 아니면 둘 중 한 명이 빠져야 한다.
국가대표 수비수 출신 현영민 해설위원은 "장현수의 심적 부담을 덜어줄 필요는 있다. 장현수가 계속 중앙 수비수로 큰 실수를 한다면 부담이 덜한 수비형 미드필더로 사용하는게 효과적일 수 있다. 결국 벤투 감독이 어떤 상대를 만나 어떤 축구를 하느냐에 따라 장현수의 위치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장현수는 칠레전 후 인터뷰에서 "미드필더로 뛰는 것 보다 (수비수가) 체력적으로 여유가 있었다. (벤투) 감독님은 뒤에서 라인유지, 간격유지, 빌드업을 강조했다"면서 "마지막 실수 장면은 그 몇 초가 90분 보다 길었다. 심장이 성장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장현수의 올해 나이 27세다. A매치 56경기에 출전했다. 전문가들은 "장현수가 올해 큰 실수를 연달아 하고 있지만 향후 발전할 수 있다. 지난해 김영권이 힘든 시간이 있었지만 지금은 매우 안정적이다. 장현수도 얼마든지 좋아질 수 있다"고 말한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