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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가 처음으로 공식적으로 축구팬들의 목소리를 듣는 자리를 가졌다.
축구팬들은 여러가지 주제에 대해 다양한 의견과 아이디어를 쏟아냈다. 대표팀 경기력 향상 방안에선 전력분석관을 새롭게 육성 발전시키자는 의견, 심리 코치 활용 방안 등의 제안이 나왔다. EPL 클럽에서 일했다는 한 전력분석관은 "앞으로 우리 대표팀 전력 분석관도 코칭스태프로서 일해야 한다. 전력분석관도 코칭 라이센스를 가져야 한다. 또 전력분석관도 정기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전력분석관도 개인이 아닌 팀으로 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포츠심리학 박사라고 소개한 축구팬은 "A대표팀에도 심리 코치 부문을 아웃소싱해 맡기는게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
한 젊은 축구팬은 "외국인 감독을 믿고 기다려야 한다. 벤투 감독에게 4년을 맡기고 믿어야 한다. 그래야 다른 외국인 지도자가 오더라도 한국에서 오래 일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원로 축구팬은 "왜 우리는 토종 지도자를 키우지 못하나. 국내에도 잘 하는 지도자가 많다. 왜 외국인 지도자를 데려오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축구 선수를 둔 학부모는 "지방에도 수많은 원석들이 많다. 밑바닥에 있는 선수들을 보고 발굴해달라. 그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달라"고 주장했다. 한 축구팬은 "예전에 있었던 4군 축구팀 부활을 주장하면서 축구협회가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강인 정우영 등 유망주를 과감하게 A매치에 데뷔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유청소년 정책에선 앞으로 U-17 또는 U-20 월드컵은 성적 보다 유망주 발굴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성적에 너무 집착하지 말자는 것이다. 또 과거 있다가 사라진 청소년 대표 선발 대회를 부활하자는 얘기도 나왔다. 또 혼혈 또는 해외 동포 선수 중 유망주를 발굴해서 키우자는 목소리도 나왔다. 유소년기에는 풋살을 통해 기본기와 개인기를 키우는게 바람직하는 주장도 있었다.
그외 A대표팀 운영에 있어 홈 보다는 원정 A매치를 늘려야 한다는 것, KFA 축구 철학을 계속 밀고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그리고 여자 축구 A대표팀 지원도 남자 대표팀 못지 않게 해달라는 주장도 있었다.
김판곤 위원장은 "러시아월드컵을 준비하면서 심리 코치 선발을 고려했지만 단기간에 뽑기가 어려웠다. 대표팀의 감독과 코치들이 선수들의 심리를 잡아주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앞으로도 감독 선임 과정을 잘 살피겠다. 잘 뽑으면 길게 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홍명보 전무는 "축구팬들에게 우리가 나아길 길을 물어보고자 자리를 마련했다. 많은 얘기를 듣고 정책 수립에 반영하겠다. 일회성이 아니라 다시 여러 주제를 갖고 얘기를 듣겠다"면서 "축구협회는 과거와 다르게 변화하려고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축구협회는 앞으로 두 차례 더 정책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