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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 쿵! 쿵! 쿵!"
DGB대구은행파크는 개장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먼저 접근성이 좋아졌다. 새 구장은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홈구장으로 썼던 대구 시민야구장 바로 옆에 위치해있다. 대구역에서 걸어서 12분이면 충분한 거리다. 대구 시내와 가까워 시 외곽에 있던 대구스타디움보다 훨씬 찾기가 수월하다.
외관도 눈에 띈다. 원래 명칭인 포레스트아레나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 도심 속 숲을 연상시키는 외관 구조를 갖췄다. 지붕을 지탱하는 나무 지지대가 인상적이었다. 날이 저물면 형형색색의 조명이 경기장 밖을 더욱 아름답게 만든다. 1만2000석 규모인 DGB대구은행파크는 그라운드와 관중석까지의 거리가 7m밖에 되지 않아 축구를 즐기기에 최적의 장소였다. 같은 축구전용구장인 인천전용구장, 포항스틸야드와 비교해 조금 더 아담하고, 안락한 느낌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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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역사적인 킥오프 휘슬이 울렸다. 세징야의 첫 슈팅으로 대구가 기선을 잡았다. 대구는 주중 멜버른과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원정 경기 여파 때문인지 몸이 다소 무거워보였다. 이런 선수들을 깨운 것은 팬들의 응원이었다. 특히 알루미늄으로 이루어진 관중석 바닥이 한몫을 했다. 관중들이 발을 구를때마다 큰 소리가 울렸다. 이는 조광래 대표이사의 아이디어였다. 관중들이 발을 구를 때 소리가 나는 것을 선호한다는 것을 감안, 미국메이저리그사커를 벤치마킹했다. 알루미늄으로 바닥을 깔며 건설비도 아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렸다. 대구는 알루미늄 바닥을 적극 활용하기 위해 경기 중 '발구를래 이벤트' 등을 펼쳤다.
골이 터지자 발구르기의 위력은 한층 배가 됐다. 저마다 신나서 발을 굴렀다. 대구 선수들에게는 환희를, 상대편에게는 절망을 주는 소리였다. 축구전용구장의 효과였다. 사실 대구스타디움은 트랙이 깔려있는데다 워낙 거리가 멀어 선수들에게 기운을 불어넣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DGB대구은행파크는 달랐다. 선수들이 경기 중 대화하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가깝다보니, 관중들의 함성이 선수들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됐다. 개장 첫 골의 주인공 에드가는 "새 구장은 관중과 함께 호흡할 수 있고, 좋은 결과를 냈을때 감동적인 이야기를 쓸 수 있는 곳이다. 체력이 떨어질때 한번 더 뛸 수 있는 힘이 된다. 다만 경기 결과가 좋지 않았을때는 욕이 더 잘 들리지 않을까 싶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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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경기는 대구의 2대0 완승으로 마무리됐다. 새 구장 개장식에 승리까지,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하루였다. 조 대표는 싱글벙글이었다. 시민들도 조 대표가 이동할때마다 엄지를 치켜올리며, 박수를 보냈다. 새로운 즐거움을 안겨준 감사의 표시였다. DGB대구은행파크는 대구의 새로운 이정표로 빠르게 자리잡고 있었다. 물론 아직 정비할 부분도 많았다. 편의시설은 더 필요해보였다. 편의점 하나 뿐이었다. 이렇다할 패스트푸드점이나 식당들이 보이지 않았다. 구단 용품을 파는 팀 스토어도 기대보다는 규모가 작은 편이었다. 주차시설 역시 100% 정비가 되지 않은 모습이었다. 대구 구단도 이 부분을 알고 있었고, 개선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었다.
대구는 지난 수년간 발전을 거듭했다. 승격 후 K리그1의 일원으로 빠르게 자리잡았고, 지난 시즌에는 FA컵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DGB대구은행파크는 축구 도시로 탈바꿈하기 위한 대구 의지의 산물이다. 야구에 밀렸던 축구는 조금씩 대구에서 존재감을 더해가고 있다. 안드레 감독은 "새 구장에서 새롭게 쓸 역사를 긍정적으로 기대하며, 좋은 기억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새 구장에서의 첫 발은 성공적이었다. 바야흐로 대구에 축구의 봄이 찾아오고 있다. 대구FC의 다음 상대는 12일 만나는 중국 광저우 헝다(아시아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2차전)다.
대구=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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