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제리치 본격 가동, 강원 공격이 달라진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9-05-13 17:26


◇강원FC 제리치가 12일 창원 축구센터에서 열린 경남FC와의 경기에서 골을 넣은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10라운드까지 잠잠했던 '세르비아 특급'의 골 사냥이 시작됐다. 그간 이렇다 할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던 강원FC의 공격력이 한층 날카로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로스 제리치(27). 지난해 K리그1 득점 2위를 차지한 검증받은 골잡이였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활약이 미미했다. 10라운드까지는 단 1골도 기록하지 못했다. 기량이 퇴보한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 다만 시즌 초반 컨디션 난조를 겪었고, 무엇보다 김병수 감독이 추구하는 '뛰는 축구' 스타일에 금세 적응하지 못했던 게 가장 큰 이유였다. 때문에 자칫 제리치가 팀의 중심에서 점점 밀려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제기됐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제리치는 이러한 초반 난관을 극복하며 팀에 완전히 녹아들었다. 결국 자신의 진가를 11라운드 경남전에 펼쳐냈다. 제리치는 지난 12일 창원 축구센터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11라운드 원정경기에서 '킬러 본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날도 선발 출전은 아니었다. 김 감독은 전략적으로 후반에 승부의 초점을 맞췄다. 결국 제리치는 0-0이던 후반 15분에 정조국과 교체돼 그라운드에 나섰다.

제리치가 '득점 사냥'의 임무를 해결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불과 4분만인 후반 19분에 첫 골을 터트렸다. 이현식의 땅볼 크로스를 받아 왼발 슛으로 골망을 뒤흔들었다. 이어 15분 뒤인 후반 34분에는 윤석영의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해 골을 터트렸다. 강원은 제리치의 시즌 첫 멀티골(1, 2호)을 앞세워 경남을 물리치며 시즌 2연승을 거두고 6위가 됐다.

11라운드가 돼서야 골 사냥을 시작했지만, 결코 늦은 건 아니다. 더구나 강원도 지금까지 제리치의 활약 없이 힘겨운 경기를 펼치면서도 리그 중위권을 유지해왔다. 여기에 본격적으로 '김병수 스타일'을 받아들인 제리치가 합류해 이전과 같은 득점 능력을 보여준다면 리그 순위 판도에서 강원이 적지 않은 파란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덩달아 김 감독의 표정도 밝아졌다. 그간 제리치의 활용 문제에 관해 김 감독은 때로는 강한 어조로, 때로는 부드러운 칭찬으로 에둘러 말해오곤 했다. 그런데 경남전 승리 후에는 "제리치가 큰 일을 해줬다"면서 "최근 훈련도 열심히 했고, 선수들하고도 사이가 좋다. 외국인이라 생각하지 않고, 국내 선수와 똑같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이런 페이스를 보인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뻐했다. 11라운드에서 골 맛을 보기 시작한 제리치가 과연 강원의 공격력을 어디까지 끌어올리게 될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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