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현장 기자석]새 NFC 부지 선정위 갈팡질팡, 정몽규 회장 결단내려라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9-05-15 16:39


정몽규 회장 사진제공=KFA

한 차례 선정이 연기된 대한축구협회(KFA) 새 축구종합센터 부지 선정이 16일 오전에 결정될 예정이다. KFA는 지난 13일 새 축구종합센터 부지 우선 협상 대상 지자체 1~3순위를 발표하려고 했다가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선정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발표를 돌연 취소했다.

부지 선정위원회는 총 12명으로 구성돼 있다. 부지 선정위원장은 문체부 차관을 지낸 조현재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이다. 협회는 그동안 선정위원들의 신상을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3차 실사까지 마치고 최종 발표를 기다리는 해당 8곳 지자체와 다수의 축구인들은 선정위원들의 면면을 잘 알고 있다. 축구인 출신 행정가들과 관료 출신 체육 전문가, 대학 교수 전문가 그룹 등으로 구성돼 있다.

총 예산 1500억원(추산)이 투입되는 이번 축구종합센터 프로젝트는 정몽규 회장 임기내 역점 사업 중 하나다. KFA의 살림살이 규모를 몇배 이상 키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협회 미래기획단이 중심이 돼 진행했고, 일처리가 비교적 매끄럽게 진행돼 왔다. 흥행에도 성공했다. 전국 24개 지자체가 입찰에 응해 1차 서류심사에서 12곳으로 좁혔다. 이후 2차 프레젠테이션(PT)에서 다시 8곳으로 좁혀, 지난달 3차 현장 실사를 진행했다. 후보 지자체 8곳은 경주시(주낙영 시장), 김포시(정하영 시장), 상주시(황천모 시장), 여주시(이항진 시장), 예천군(김학동 군수), 용인시(백군기 시장), 장수군(장영수 군수), 천안시(구본영 시장, 가나다 순)다.

당초 계획 대로라면 KFA는 4월말 또는 5월초까지 결론을 내고 우선 협상 지자체 1~3순위가 발표됐어야 한다. 그런데 당초 계획에 없었던 과정이 추가됐다. 협회는 8곳 지자체에 최종 제안 요청 공문을 보냈다. 일부 지자체는 당황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도대체 뭘 더 제안하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 지자체는 기존 PT 때 제시한 지원 금액에다 추가로 200억원(추정)이 넘는 거액을 더내겠다고 협회에 통보했다. 해당 지자체 돈과 도비를 합쳐 1000억원에 육박하는 거액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최종 제안 요청 과정을 두고 축구협회 안팎에서 말들이 많았다. 축구협회는 공정하게 기회를 한번 더 주는 것이라는 논리를 내세웠고, 일부 지자체에선 이런 예정에도 없었던 최종 제안 요청은 공정성을 의심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결과적으로 부지 선정위원회는 마지막 결정을 위해 모였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스포츠조선 취재 결과, 선정위원들은 뜻을 하나로 모으지 못했다. 축구인 출신들은 대체적으로 접근성을 강조하면서 수도권 후보지를 주장했고, 전문가 그룹은 협회 가용 예산 등 실리적인 접근에 무게를 두며 상대적으로 지원금의 액수가 높은 지방 후보지에 힘을 실어줬다. 매우 팽팽한 분위기가 이어졌고, 추후 법적 검토를 더 해본 다음 정하기로 했다.

8곳 후보지의 장단점은 이미 다 드러나 있다. 결정만 내리면 된다. 그런데 선정위원회는 결정의 전권을 갖고 있으면서도 머뭇거리고 있다. 이번 결정은 매우 신중하게 내리는게 맞다. 협회는 이번 사업을 추진하면서 투명성과 공정성을 우선 가치로 내세웠다. 또 협회는 최소 비용을 투자해 새 축구종합센터를 갖는 동시에 축구인들의 마음까지도 얻고 싶어한다. 정몽규 회장의 3선 도전과도 무관하지 않다. 그러다 보니 선정위원들은 후보지 결정이 매우 조심스럽다. 결정의 타당성이 떨어질 경우 후폭풍이 거세게 일 수도 있다. 협회의 이번 사업 결정을 지켜보는 눈들이 여럿 있다.

정몽규 회장은 그동안 축구협회의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마다 독단적으로 하지 않았다. 심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여러 채널과 사람들의 의견을 듣는다. 또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등에서도 전문가들에게 일임하고 보고만 받았다. 이번 새 축구종합센터 부지 결정도 선정위원회에 일임해 놓은 상황이다. 단계별로 중간에 보고를 받았고, 현장 실사 이후 몇 후보지를 직접 돌아봤다고 한다. 선정위가 갈팡질팡할 때는 최종 결정권자인 정 회장이 결단을 내릴 수도 있어야 한다. 결국 모든 책임은 '보스'가 지게 돼 있기 때문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사주로 알아보는 내 운명의 상대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