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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활용법 못지 않게 고민해야 할 공격진 조합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9-05-28 05:56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16강으로 가는 길은 하나다. 남아공 격파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9일 오전 3시 30분(이하 한국시각) 폴란드 티히의 티히 경기장에서 남아공과 2019년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조별리그 F조 2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25일 포르투갈과의 첫 경기에서 0대1로 패했다. 당초 승점 1을 목표로 했지만, 포르투갈의 전력이 워낙 강했다. 전반 7분 이른 실점으로 대량 실점에 대한 우려도 나왔지만, 한 골로 막은 것이 소득이라면 소득이었다.

한국은 '유럽챔피언' 포르투갈, '아프리카의 복병' 남아공, '최다우승국' 아르헨티나와 함께 죽음의 조에 속했다. U-20 월드컵은 조 3위까지 16강의 기회가 주어진다. 6개조의 각조 1, 2위팀이 16강에 직행하고, 3위팀 중 성적이 좋은 4개팀이 16강에 오를 수 있다. 1승1무1패면 안정권이고, 1승2패로도 16강 진출이 가능하다. 일단 1승이라는 필요충분조건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남아공을 잡아야 한다. 한국이 남미 예선에서 아르헨티나를 두차례나 제압한 에콰도르를 마지막 평가전에서 꺾었다고 하나, 아르헨티나는 역시 쉽지 않은 상대다. 남아공을 이기고, 아르헨티나와 비기는 것이 16강을 위한 가장 좋은 시나리오다. 설령 아르헨티나와의 3차전에 승점을 쌓지 못하더라도 일단 남아공을 꺾어둬야 16강행을 노려볼 수 있다.

이기기 위해서는 골이 필요하다. 포르투갈과의 1차전, 한국은 공격에서 문제를 드러냈다. 가장 큰 이유는 '에이스' 이강인(발렌시아)의 활용법이 애매했다. 이강인은 3-5-2에서 고재현(대구)와 함께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섰다. 공격적으로 나서기에는 수비 부담이 너무 컸다. 정정용식 3-5-2 전형은 수비시 5-3-2로 바뀐다. 이강인-김정민(리퍼링)-고재현, 허리진 3명이 상대를 막아야 했다. 그러나보니 이강인이 커버해야 하는 폭이 너무 넓었다. 가뜩이나 포르투갈은 측면이 강한 팀이다. 이강인은 오른 측면을 커버하다 체력을 소진했다.

후반 들어 측면으로 위치를 옮겼지만, 볼을 잡는 횟수가 현저히 줄었다. 이강인은 볼을 잡아야 더 위력적인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선수다. 물론 순간순간 번뜩이는 플레이를 펼쳤지만, 이강인의 100%를 뽑아내지 못한 것이 사실. 정 감독은 이같은 문제를 파악, "남아공전에는 이강인을 더 공격적으로 활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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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의 활용법을 찾는 것만큼이나 고민해야 하는 것이 공격진의 조합이다. 정 감독은 1차전에 조영욱(서울)-전세진(수원) 투톱을 기용했다. 정우영(바이에른 뮌헨)이 빠진 지금, 가장 믿을만한 조합이라는 평가였다.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기대 이하였다. 둘은 포르투갈 수비진에 막혀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스타일이 비슷하다보니 동선마저 겹쳤다. 이강인이 탈압박에 성공해도 전방에 볼을 뿌릴 곳이 없었다.

정 감독은 후반 들어 조영욱을 밑으로 내리고 엄원상(광주)-오세훈(아산)을 투입했다. 공격이 한결 나아졌다. 엄원상과 오세훈은 특징이 명확하다. 엄원상은 발이 빠르고, 오세훈은 높이가 좋다. 정정용호는 둘의 특징을 이용해 공격을 전개했다. 특히 엄원상의 배후 침투는 대단히 위력적이었다. 조영욱도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였다. 조영욱은 소속팀인 서울에서 최전방 보다는 미드필더로 주로 뛰는만큼 더 편안해 보였다. 다만 조영욱의 활동량이 워낙 넓어, 이강인의 영향력이 줄어든다는 약점이 있었다.

엄원상-오세훈이 좋았다고 하나, 전세진의 결정력은 포기하기 아까운 카드다. 저마다 특징은 있지만, 확실한 에이스가 없는만큼 정 감독의 고민은 클 수 밖에 없다. 아직 이강인을 어떻게 쓸지 정해지지도 않은 상황이다. 정 감독은 "대회를 준비하면서 영상으로 봤었는데, 아프리카 대표로 월드컵 나온 팀이라 분명히 장점들이 있는 것을 어제 다시 확인했다"며 "남아공이 수비에서 개인적인 것은 강한데 조직적으로 뭉쳤을 때는 부족한 점이 보였다. 우리가 이를 역이용해서 강하게 공격적으로 나가려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연 정 감독의 남아공전 필승 카드는 무엇이 될지, 일단 정 감독은 남아공전 전략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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