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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베VS나폴리 라이벌 역사에 기록 될 이름 '사리'

윤진만 기자

기사입력 2019-06-23 16:02


마우리치오 사리 유벤투스 신임 감독. EPA연합뉴스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이탈리아 클럽 유벤투스와 나폴리는 오랜 라이벌이다. 유벤투스는 북부 이탈리아에 위치한 토리노를 연고지로 한다. 나폴리는 남부 이탈리아에 위치했다. 북부와 남부는 역사적 지리적 경제적 문화적으로 다르다. 북부의 분리 독립을 주장하는 무리도 있다. 축구적으로는 1980년대 라이벌 관계가 형성됐다. 미셸 플라티니를 앞세운 유벤투스와 디에고 마라도나의 나폴리가 치열하게 세리에A 우승을 다퉜다. 당시엔 나폴리가 한발 앞섰다.

한동안 희미해졌던 라이벌 경쟁이 최근 다시 불붙었다. 유벤투스가 지난시즌을 포함해 최근 스쿠데토(세리에A 우승)를 8년 연속 차지할 때, 나폴리가 4번 준우승했다. 특히 마우리치오 사리 감독 시대에 격차가 몰라보게 좁혀졌다. 부임 첫 시즌(2015~2016)에 나폴리를 준우승을 이끈 사리 감독은 2017~2018시즌에는 구단 신기록인 승점 91점을 따냈다. 우승팀 유벤투스와의 승점차는 4점에 불과했다.

사리 감독이 새로운 도전을 위해 2018년 여름 첼시 FC(잉글랜드)로 떠날 때 팬들은 박수를 보냈다. 나폴리 팬들이 첼시 경기장을 찾을 정도로 사리 감독을 향한 사랑은 뜨거웠다. 하지만 사랑은 증오심으로 모습을 바꿨다. 사리 감독이 첼시로 떠난 지 11개월 만에 이탈리아로 돌아와 라이벌 유벤투스 사령탑을 맡았기 때문이다. 나폴리 구단이 SNS에 공개한 인터뷰 영상에서 구단과 나폴리 팬들은 이탈리아에서 불행을 뜻하는 붉은 뿔과 숫자 17, 그리고 죽음을 의미하는 해골을 준비했다.

누구보다 큰 배신감을 느낀 이는 아우렐리오 데 로렌티스 나폴리 회장일 것이다. 데 로렌티스 회장은 은행원 출신으로 이탈리아 하부리그에서 두각을 드러내던 사리 감독을 '메이저'로 끌어올린 인물이다. 2015년 부임 초반 처참한 성적표를 낸 사리 감독이 팬들로부터 비난을 받을 때 감싸주기도 했다.


마우리치오 사리 유벤투스 신임감독 기자회견
데 로렌티스 회장은 이탈리아 매체 '코리에레 델로 세라'와의 인터뷰에서 "사리의 결정을 존중한다. 인간은 누구나 자기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이번 결정이 놀랍지 않다. 축구계는 많이 변했다. 충성심만을 바랄 순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곧이어 본심이 나왔다. "나는 일부일처제를 선호한다. 결혼에서도 그렇고, 나폴리에서도 15년이나 머무르고 있다. 나는 사리의 (나폴리를 향한)절대적인 사랑을 믿지 않았다. 보아라. 결국 내가 옳았다. 사리는 이제 우리의 라이벌이다. 나폴리에서 단 하나의 트로피도 들지 못했던 사리가 유벤투스에서도 무관에 그치길 기원한다."

사리 감독은 유벤투스 부임 기자회견에서 "나는 나폴리에서 태어났다. 리그 우승을 원한 나폴리 구단을 위해 내 모든 걸 쏟아부었다. 하지만 떠나기 몇 달 전부터 클럽, 팬들에 대한 나의 애정과 앞으로 쌓아야 할 경력 사이에서 흔들렸다. 그때 카를로 안첼로티(현 나폴리 감독) 이름이 등장했다. 그것은 순전히 흔들린 내 잘못이었다"며 "당시 오퍼를 받았지만, 곧바로 또 다른 이탈리아 클럽으로 갈 수 없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좋은 경험을 한 뒤 나는 프로로서, 또 개인으로서 이탈리아로 돌아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유벤투스 부임으로 나는 한 단계 앞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라고 취임 일성을 말했다.

사리 감독이 산 파올로(나폴리 홈구장)를 방문하는 날, 어떤 식의 '환영'을 받을지 관심이 쏠린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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