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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지난 며칠간 한국축구 최고의 화두는 단연 김신욱이었다.
김신욱은 다롄 이팡을 떠나 새롭게 둥지를 튼 최강희 감독을 따라 상하이 선화 유니폼을 입었다. 몇일 새 갑작스럽게 이뤄진 이적 과정도 눈에 띄었지만, 더 놀라운 것은 계약 규모였다. 공식발표는 하지 않은 가운데 이적료 70억원, 3년 계약에 연봉 55억원 등 총액 약 235억원(이상 추정치)에 이를 것으로 알려진 초대형 계약이었다. 아무리 최근 천문학적인 투자를 하는 중국이라지만, 31세의 한국 공격수에게 이정도 오퍼를 할 것이라 예상한 이는 거의 없었다.
김신욱 사례는 K리그가 나아가야 할 길을 보여준다. 결국 투자가 답이다. K리그는 2013년 연봉공개 이후 계속해서 시장이 축소됐다. 옆동네 중국 슈퍼리그와 일본 J리그가 엄청난 투자를 이어가며 상대적으로 더욱 위축됐다. 모기업과 지자체의 투자가 줄어들면서 찾아낸 해법은 하나였다. 저비용 고효율이었다. 대형 영입은 사라졌다. 전북만이 간간히 빅사이닝을 발표했을 뿐, 다른 팀은 조용했다. 저마다 허리띠를 졸라 맸고, 대신 흙속의 진주를 찾아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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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돈을 써야 돈을 벌 수 있다. 전북의 행보가 좋은 예다. 전북은 김신욱 외에도 여러 번의 대형 이적을 성사시켰다. 김기희는 2016년 상하이 선화로 이적하며 역대 K리그 최고인 600만불의 이적료를 남겼다. 전북이 사랑하던 두 외인 레오나르도와 에두 역시 각각 중동과 중국으로 이적하며 거액의 이적료를 벌어다 줬다. 모두 거금을 들여 데려온 선수들이다. 당시에는 비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투자 이상을 회수했다.
최강희 감독은 전북을 떠나기 전 "사람들은 우리가 너무 많은 돈을 쓴다고 한다. 공공의 적처럼 되고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우리는 이를 통해 많은 이적료를 벌어들이고 있다. 투자의 개념으로 보면 그렇게 말할 수 없다"고 했다. 실제 그렇다. 전북이 쓴 이적료 보다 김신욱 김민재 김기희 이재성, 레오나르도, 에두, 에닝요 등을 팔아 번 이적료가 훨씬 많다. 중국과 일본 시장에 정통한 에이전트들은 "중국과 일본의 투자가 극대화된 지금이 오히려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다. 이제 예전처럼 K리그라는 브랜드만으로 먹히지 않는다. 그들도 최고만을 찾는다. 원석을 찾아 다이아몬드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세공이 된 것이 비싼 다이아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한다.
플로렌티노 페레스 레알 마드리드 회장은 2009년 당시 역대 최고액이었던 9000만파운드(약 1600억원)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데려온 후 "가장 싼 영입"이라고 했다. 그가 향후 가져올 트로피와 마케팅적 수익 등을 고려한 발언이었다. 실제 호날두는 레알 마드리드에 무수히 많은 트로피를 안겼고, 유니폼 판매와 스폰서 계약으로 천문학적 수익을 안겼다. 호날두는 지난해 유벤투스로 옮기며 1억유로(약 1300억원)의 이적료까지 남겼다.
K리그에도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 전북은 김신욱이 남긴 이적료로 또 한번 과감한 투자를 해야 한다. 그게 국내보다는 해외의 스타급 선수라면 더 좋다. 그래서 또 한번 성공사례를 만들어야 한다. 다른 팀들도 필요할때는 과감히 투자하고, 그에 맞는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K리그가 큰다. 김신욱이 남긴 사례는 교훈이 아니다. 바로 K리그가 살 길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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