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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생채기가 워낙 깊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선수단에게 돌아갔다. 경험이 풍부한 이흥실 감독 조차 본적이 없을 정도의 패배주의가 선수단에 팽배했다. 경기를 잘하고도 고비를 넘지 못하고 패하는 경기가 많았다. 이 감독은 "여러 상황들이 선수단 분위기까지 흔들고 있다. 훈련 과정에서도 집중력이 떨어지는 모습이다. 워낙 오랫동안 멍이 들어 있어서 멍을 빼는데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고 했다.
생채기를 치유하려면, 결국 스스로 움직이는 수 밖에 없었다. 지난달 22일 최용규 대표이사가 지역지 기자들을 만나 그간 벌어진 일들에 대해 팬들과 대전시민들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에이즈 감염 사실로 계약을 해지한 외국인 선수의 케어에도 집중했다. 최 대표이사는 "브라질 현지에서도 선수생활에 지장이 없도록 원 소속구단과 협의를 했다. 더이상 피해가 가지 않도록 조치하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일이 잘 풀렸다.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대전은 3일 안산와스타디움에서 열린 안산과의 2019년 하나원큐 K리그2 22라운드에서 2대0으로 이겼다. 14경기 연속 무승, 최근 7경기 연속 패배의 수렁에서 벗어나 얻은 감격의 승리였다. 5연패에 빠졌던 이 감독은 부임 후 첫 승에 성공했다. 전반 18분 키쭈의 선제골로 앞서나간 대전은 38분 안토니오가 추가골을 넣으며 안산을 제압했다. 새로운 외국인선수의 득점에, 무실점까지 그야말로 완벽한 경기였다.
대전은 이번 승리로 반전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았다. 조금씩 기지개를 켜는 가운데 얻어낸 승리다. 선수단도, 사무국도 힘을 낼 수 있는 동력을 얻었다. 선수단은 다시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얻었고, 새로운 변화를 준비 중인 사무국도 자신감을 더했다. 그래서 더 의미있는 승점 3이었다. 생채기 투성이였던 대전에 새 살이 돋아나기 시작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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