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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화려하진 않았어도 꾸준히 성과를 내던 남기일(45) 성남FC 감독이 떠났다. 구단과의 계약기간이 1년 남아있었지만, '자진사퇴'했다. 표면적으로는 그렇다. 하지만 속내용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또 남 감독의 사퇴로 인해 벌어지게 될 여파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올해 전망은 그리 밝지 않았다. 천신만고 끝에 승격에는 성공했어도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비 시즌에 확실한 전력 보강이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 많은 전문가들이 성남을 '강등위험군'으로 분류한 이유다. 그러나 남 감독은 이런 평가를 뒤로 한 채 성남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 시즌 초반 잠깐 11위로 떨어진 적이 있지만, 금세 반등을 기록하며 4월 하순에는 5위에서 중위권 싸움을 펼치기도 했다. 비록 이후 전력 열세로 순위가 하락했지만, 그래도 5월 초순 이후 단 한 번도 9위 바깥으로 밀려난 적이 없다. 축구계에서는 남 감독의 지도력을 인정하고 있었다.
남 감독은 올해 K리그1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 시즌에 대한 의욕을 내보였다.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다음 시즌을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를 고민했다. 하지만 겨우 2~3주 만에 의욕이 꺾였고, 끝내 '잠시 재충전'을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구단과의 특별한 마찰 혹은 구단으로부터의 압박은 없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축구계 인사는 "새 시즌의 경쟁은 바로 이전 시즌 종료 직후부터 시작된다. 전력 강화를 위한 선수 영입 및 재계약이 시작이다. 외국인 선수 영입도 마찬가지다. 이 작업에서 일단 우열이 나뉜다"면서 "그로 인해 이맘때 감독들이 더 바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만약 구단의 지원을 받지 못하면 힘은 더 빠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남 감독 역시 다음 시즌 전력 구상이 자꾸만 어려워지는 상황을 겪으며 '물러서야 할 때'를 고민한 듯 하다.
문제는 이 결정 이후의 성남이다. 남 감독은 이미 떠났다. 성남은 새 감독을 찾아야 한다. 유력하게 거론되는 후보도 있다. 하지만 팀의 새 시즌 준비 상황이 부실한 상황에서 누가 됐든 새 감독이 제대로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성남의 2020시즌은 혼돈의 시기가 될 수도 있다. 아무리 봐도 전망이 그리 밝지는 않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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