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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A 깜깜이 '올해의 선수' 투표 결과, 전부 공개하는게 맞다[기자석]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9-12-23 05:10


손흥민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2019년 한국 축구를 마감하는 'KFA 어워즈(시상식)'가 19일 열렸고, 남녀 '올해의 선수'로 각각 손흥민(토트넘)과 지소연(첼시 위민)이 뽑혔다. '차붐'의 종전 한국인 유럽 무대 최다골(121골)을 넘어선 손흥민은 이론의 여지없는 올해의 선수 감이었다. 지소연도 수상할 자격이 됐다.

그런데 대한축구협회가 진행한 올해의 선수 투표 결과 처리 및 발표가 미숙했다. 전문가들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번에 남자 부문 올해의 선수는 KFA 출입언론사 축구팀장(50명)과 협회 기술발전위원회, 전임지도자 등 협회 기술부문 전문가 14명 총 64명이 투표한 결과로 선정했다. 여자 부문 선정에는 언론사가 참여하지 않았다.

지적의 목소리가 나온 건 남자 부문이었다. 협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손흥민이 총 209점을 받아 이강인(69점) 김보경(48점) 등을 따돌리고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또 손흥민이 투표자 64명 중 57명의 1위 투표를 받았다고 했다. 협회가 정한 선정 방식은 64명의 투표 중 1위표에 3점, 2위표에 2점, 3위표에 1점씩 주는 것이다. 또 기자단과 기술전문가 점수 비율을 50%대 50%으로 했다. 즉 기자단의 투표수가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에 기술전문가들의 1표가 환산 점수로 보면 더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됐다.

협회의 보도자료 만으로는 손흥민의 총점이 왜 209점인지를 알기에는 설명이 부족했다. 또 손흥민이 받은 1위 표도 57명이 아니라 47명이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재확인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협회는 이런 미숙한 처리로 올해의 선수상의 가치를 스스로 깎아내리고 말았다. KFA가 올해의 선수를 처음 선정한 건 2010년이었고, 이제 10년이 됐다.

협회는 올해 그 어느 때보다 '오픈 마인드' 열린 행정으로 축구팬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했고, 많은 사랑도 받았다. 특히 정책 설명회 등은 호평을 받았다.

'올해의 선수' 선정 및 발표 방식도 이번 기회에 바꿀 필요가 있다. 현재의 시스템은 너무 많은 궁금증을 유발시킨다. 또 이미 FIFA 올해의 선수상과 발롱도르 투표 결과도 전부 공개되고 있다. 누가 누구에게 한 표를 행사했는 지를 만천하에 다 알려준다. 축구를 떠나 국내 프로야구 등 다른 종목의 사례를 따져볼 필요도 없다. 올해 'K리그 어워즈' MVP와 감독상 등의 투표 결과도 시상식 이후 바로 브리핑을 통해 전부 공개됐다.

협회는 투표자들의 부담을 줄여주는 차원에서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다수의 언론사들은 투표 결과를 알고 싶어한다. KFA의 기조가 '열린 행정'이라면 더이상 올해의 선수 투표 결과를 공개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자체 검토를 해야겠지만 올해 투표 결과부터 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도록 하자.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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