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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R '뒤꿈치 옵사' 논란과 함께 출발한 2020 EPL

윤진만 기자

기사입력 2020-01-03 08:25


사진=중계화면 캡쳐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새로운 해, 똑같은 VAR'.

2020년 초에도 비디오 판독 시스템(VAR) 논란이 가시질 않는다. 현지시간 1일 터프 무어에서 열린 번리와 애스턴 빌라간 2019~2020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1라운드에서 '뒤꿈치 옵사(오프사이드)'에 따라 빌라의 골이 취소된 뒤로 논란은 더 뜨거워지고 있다. 팬들은 '그럼 발이 더 큰 선수는 매번 오프사이드에 걸려야 하는 거냐' '꼭 1mm 차이까지 기계로 잡아내야 속이 시원하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미 지난해 연말에도 이와 비슷한 판정 때문에 VAR이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던 터다. 리버풀과 울버햄튼 한 경기에 리버풀의 두 차례 핸드볼 의심 상황과 네투의 득점 무효 상황이 나왔다. 0대1로 패한 울버햄튼은 VAR 때문에 손해를 봤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주장 코너 코디는 "VAR의 결정이 우릴 죽였다"고 자극적인 표현을 썼다. 지난해 30일 기준 EPL에서 VAR을 통해 33골이 노골 처리가 됐다.

작은 것 하나하나까지 테크놀로지의 힘을 빌리면 주심과 선심이 왜 필요하느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토트넘 홋스퍼 조제 무리뉴 감독은 1일 사우샘프턴에 패한 경기를 마치고 "VAR(Video Assistant Referees·비디오 보조 심판)의 이름을 VR(비디오 심판)로 바꿔야 한다"며 VAR에 휘둘리는 행태를 작심 비판했다. 잉글랜드 대표팀 공격수 출신 방송 진행자인 게리 리네커는 트위터에 "진심으로 부심들에게 미안함을 느낀다. 그들이 잘해오던 일이 끔찍하게도 훼손되고 있다"고 적었다. 전직 EPL 심판 마크 클라텐버그는 '데일리메일' 칼럼에서 "피치사이드 모니터를 사용하되, 심판들은 그들의 주관대로 결정을 내려야 한다. 그게 아니면 그들은 대체 왜 존재하는가?"라고 되물었다.

VAR의 결정을 기다리는 과정이 축구의 흥미를 떨어뜨린다는 지적을 넘어 올 시즌 EPL이 처음으로 도입한 VAR의 폐기를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된다. 하지만 신중을 기하다 이웃 리그보다 늦게 VAR을 도입한 EPL 사무국에서 한 시즌 만에 VAR을 폐기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를 아는 일부 전문가들은 'VAR 판정 대상에서 적어도 오프사이드만큼은 제외하자'고 주장한다. '어깨 옵사' '뒤꿈치 옵사' '10mm 옵사'는 VAR 카메라의 기술적인 한계 때문에라도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클라텐버그는 "VAR 폐기보단 사소한 수정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심판들의 수준이 전체적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이들의 (잘못된)결정을 뒤집는 데 VAR이 유용하다. 주심이 경기 중 라이브 마이크를 착용해 관중과 시청자에게 실시간으로 그들의 대화를 듣게 하는 건 어떨까?"라고 아이디어를 냈다. 시즌 중 시스템을 바꾸면 형평성 논란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VAR 논란은 시즌 종료 시점까지 계속될 운명이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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