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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경남 캡틴' 하성민 "진짜 축구를 배우는 느낌"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20-03-02 05:30


남해=박찬준 기자

[남해=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진짜 축구를 배우는 것 같아요."

'경남의 뉴 캡틴' 하성민은 요즘 훈련이 재밌다. 2008년 전북에 입단해 벌써 프로 13년차가 됐지만, 지금처럼 기분 좋게 훈련을 한 적이 없었다. 새롭게 부임한 설기현 감독의 새로운 전술 때문이다. 유럽에서 오랜기간 선수생활을 한 설 감독은 K리그에서 보지 못했던 독특한 전술과 훈련법을 전면에 내세우며, 지난 시즌 강등된 경남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뉴 경남의 새로운 주장이 된 하성민은 "진짜 축구를 배우는 것 같다. 진짜 프로가 된 것 같다. 선수들의 의지도 그렇고, 코칭스태프들의 열의도 상당하다. 전체적으로 신사적인 분위기 속에서 굉장히 디테일하게 훈련을 하고 있다. 하나하나 잡아주니까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고 했다.

하성민은 "처음에는 '이게 이길 수 있는 축구일까'하고 의아함도 있었다. 너무 공격적이니까. 사실 수비적으로 힘들지 않을까 싶었는데, 감독님이 수비적인 부분까지 다 잡아주신다. 점점 하나하나 맞아떨어지면서 좋은 장면도 나오고, 어떻게 해야할지도 알아간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강해질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고 했다. 설 감독이 기술적인 부분을 많이 요구하다보니 개인훈련도 늘어나고 있다. 하성민은 "빌드업을 해야 하니까 방에서 스킬볼로 연습도 한다"고 웃었다.

하성민은 설 감독을 절대적으로 지지한다. 축구적으로는 당연하다. 하성민은 "감독님이 웃으면서도 냉정한 스타일이다. 그래서 더 쫓아가게 된다. 정해진 룰에서 감독님이 원하는데로 하면 된다. 그거만 맞추면 된다. 확실히 '프로페셔널'하시다. 모든 상황에서 근거를 갖고 이야기하시니 당연히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경기장 밖으로도 그렇다. 하성민은 "진짜 형님 리더십이 이런거 같다. 사실 나이 차이도 얼마나지 않기는 한다. 감독님이 스타플레이어 출신 답게 시원시원하다. 중고참 회식하면 돈도 다 대주시고, 항상 만날때마다 필요한거 없냐고 하신다"며 "사실 얼마전 장인어른이 돌아가셨는데, 이야기를 하니까 직접 공항까지 운전해주더라. 다음 날에는 직접 장례식장까지 와주셨다. 쉽지 않은 일이란걸 알기에 정말 감사했다"고 했다.

2020년은 하성민에게 정말 중요한 한 해다. 일단 주장 완장을 찼다. 하성민은 "울산에서 부주장은 한 적이 있는데 주장은 처음이다. 사실 하기 싫었다. 주장이란 자리가 아무래도 성적이 좋으면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않으면 거기서부터 문제를 찾지 않나. 나는 올해 축구만 집중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 완장을 찼으니 최선을 다해볼 생각"이라고 했다. 두가지 특별한 이유가 또 있다. 하성민은 "4월에 둘째가 태어난다. 아무래도 책임감이 더 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또 다른 이유는 형이다. 하성민의 형 하대성은 오랜 부상 끝에 올 시즌을 앞두고 서울 유니폼을 벗었다. 하성민은 "올해 형의 16번을 달고 뛴다. 형이 서울에서 그랬던 것처럼 주장완장도 달았다. 형이 몸이 안돼서 은퇴한게 아니라 아파서 은퇴를 한거라 더 안타깝다. 형이 '너는 수술한데가 없으니까 더 해야 한다'고 당부하더라"고 했다.

하성민은 올 시즌 승격을 넘어 더 좋은 축구를 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는 "내 축구가 전북때 함께한 최강희 감독의 영향이 크다. 항상 '감독님이 지금 내 경기를 보면 만족하셨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주장까지 달았으니 더 채찍질할 생각"이라며 "사실 승격이 목표였는데, 그 목표가 바뀌었다. 홈에서 안지는 경기, 팬들이 원하는 경기, 우리가 하려는 경기, 지더라도 박수 받을 수 있는 경기를 하고 싶다. 그러면 당연히 승격이 따라올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남해=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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