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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도쿄올림픽과 유럽 진출을 위해 어떤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일까를 깊이 고민했다."
3개월의 깊은 고민, 이동경의 선택은 '울산 잔류'였다. 11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울산에 남을 뜻을 분명히 했다. 12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이동경이 밝힌 잔류의 이유는 또렷했다. 올림픽과 유럽 진출을 위해 '더 확실한' 길을 택했다.
이동경은 "최종 목표는 유럽 진출이기 때문에 유럽을 가기 위해 어떤 선택이 나을지를 고민했다. 또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새 도전도 좋지만, 시차 적응 등을 고려할 때 최상의 몸을 만들고 적응하는 데 내게 집과도 같은 울산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근호, 박주호, 이청용, 윤빛가람, 고명진 등 전현직 국가대표, 해외파 선배들이 운집한 울산의 찬란한 스쿼드도 잔류의 이유가 됐다. 기회를 받지 못할까 회피하기보단 최고 선수들과의 정면승부를 택했다. "올해 울산엔 정말 좋은 선수들이 많다. 가까이서 배울 점도 많고, 당연히 치열한 경쟁도 있다. 하지만 이런 좋은 선수들 사이에서 살아남는다면 어딜 가더라도 잘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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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진출의 꿈은 미뤘지만 첫 이적설의 경험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스스로를 "복받은 선수"라고 했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자신의 꿈을 응원하는지, 얼마나 사랑받는 선수인지 새삼 깨닫게 됐다. "너무 많은 이들로부터 너무 많은 조언을 들은 탓에 나중엔 헷갈릴 지경이었다. 축구선수는 축구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프로선수로서 알아야할 축구 외적인 것도 많았다. 많이 배웠다. 스트레스도 좀 받았다"며 웃었다.
"시원섭섭하냐"는 질문에 이동경은 "스스로 반성했다"고 돌려 답했다. 유럽 구단의 오퍼가 끝내 이뤄지지 않은 부분을 아쉬워 했다. "좀더 잘하고, 더 확실히 보여줬더라면 이런저런 고민 없이 여유롭고 확실하게 갈 수 있었을 텐데…. 그래서 앞으로 더 많이 노력하고 더 준비해야 한다"며 마음을 다잡았다.
올림픽에서 잘하면 더 좋은 기회가 오지 않겠냐는 질문에 '23세의 축구청춘'은 깜짝 놀랄 답을 내놨다. "올림픽에서 엄청 잘해서 해외로 이적하겠다는 것이 '목표'는 아니다"라는 것. 해외 이적이나, 병역 특례가 아닌 올림픽 무대 자체를 목표 삼았다. "어릴 때부터 올림픽, 월드컵을 뛰는 선수들을 보면서 '정말 멋있다' 생각했다. 고등학생, 대학생이 되면서 올림픽 연령이 된단 걸 알았고, 저 무대에서 축구하게 된다면 인생에 정말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올림픽 그 자체가 정말 간절하다. 전세계 같은 연령대 높은 레벨의 선수들과 정말 멋진 승부를 하고 싶다."
울산 팬들을 향한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울산에 남게 된 것을 기뻐해주신 팬들, 이적설에 좋은 말씀해주신 팬들 모두에게 감사드린다. 늘 예뻐해주시고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다"며 고개 숙였다. "K리그 개막을 기다리실 텐데, 기다림이 좀더 길어질 것 같다. 개막하면 그 기다림이 잊혀질 만큼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리겠다. 울산 유스답게 강하게 준비하겠다"고 약속했다. 새 시즌, 이동경이 잔류한 울산의 우승 가능성을 묻는 질문엔 "무조건 해야죠!" 씩씩한 대답이 돌아왔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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