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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위기를 기회로….'
그라운드 밖의 연이은 악재를 딛고 그라운드 안에서 조금씩 명예회복하는가 싶었는데 다시 위기를 맞으면서 어떻게 극복할지 주목받게 된 것이다.
'그라운드 밖 연속 악재'는 시즌 개막 전 불거진 기성용-이청용 복귀 무산과 최근 빅이슈가 됐던 '리얼돌 파문'이다. '그라운드 안 명예회복'은 외부의 악재에도 선수들은 '하나원큐 K리그1 2020' 2라운드 광주전, 3라운드 포항전에서 연승을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31일 성남과의 4라운드서 0대1로 '발목'을 잡혔다.
FC서울은 연이은 악재와 대처 과정에서 팬들로부터 많은 질타를 받았다. '사고'는 구단이 쳤어도, 선수들은 "경기에서 결과로 만회하자"며 연승을 달렸지만 그마저도 오래 가지 못했다.
▶위기의 연속…FC서울의 현실은?
FC서울의 2020년 위기는 널리 알려진 대로 기성용 컴백 무산에서 시작됐다. 이후 이청용마저 울산에 입단하면서 서울팬들의 실망감은 가중됐다. 이후 코로나19 사태로 시즌 개막이 연기돼 잊혀지는가 싶었는데 지난달 17일 리그 2라운드 만에 '리얼돌 파문'이 불거지면서 돌아선 팬심이 더욱 악화됐다. 구단은 사후 처리로 업무 담당자에 대해 대기발령 등 문책을 했지만 '꼬리자르기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도 받았다. 이후 선수단은 3라운드 포항 원정에서 연승에 성공했다. 하지만 관련 뉴스의 대다수 헤드라인엔 '리얼돌 파문 뚫고…'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그들의 잘못이 아닌데도 선수들의 마음이 여전히 무거울 수밖에 없던 이유이기도 하다. 결국 성남전에서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어찌보면 예견된 결과였다. 선수들 사기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라인업부터 비정상이었다. 고요한이 스트라이커로 나왔고, 전력 핵심인 오스마르는 빠졌다. 페시치는 여전히 장기간 결장이다. 구단 관계자는 오스마르가 포항전 이후 근육 통증을 얻었다고 밝혔다. 오는 주말(6일) 5라운드 전북전 출전도 지켜봐야 한다는 걸로 봐서 3주 정도 진단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페시치는 광주전 이후 훈련 중 발목에 심한 부상을 했다. 골타박상이다. 골타박은 골절도 아닌 것이 통증이 오래 지속되는, 선수들에겐 고약한 병이다. 회복하는데 최소 4주가 걸린다.
알리바예프는 작년 말 결혼하며 한국에 신혼살림을 차린 이후 경기력 난조에서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아드리아노 역시 아킬레스건 수술 이후 회복기를 거치는 중이다. 알짜 용병들이 줄줄이 부상, 부진에 빠졌으니 FC서울은 '소총부대'나 다름없었다. 성남전에서의 실망스러운 경기력은 새로운 위기를 맞은 FC서울의 현주소를 여실히 보여줬다.
▶'포스트 페시치' 대비는 어떻게?
'함께뛰자 2019 정상으로 2020.' 비록 무관중 기간이지만 서울 홈경기마다 내걸리는 서울팬들의 응원 플래카드 구호다. 객관적 전력으로 볼 때 '2020년에 당장 정상으로 가라'는 팬들의 명령이라기보다 '정상의 발판은 마련하자'는 염원으로 해석하는 게 현실적이다. 팬들의 염원에 구단과 선수단이 화답해야 한다. 이 대목에서 구단이 그동안 깎인 점수를 회복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여름 이적시장이다. 여름 이적시장의 중심은 '포스트 페시치'다. 페시치는 6월 말에 임대기간이 끝난다. 임대기간 만료 여부를 떠나 앞서 언급한 부상으로 인해 쓰고 싶어도 쓸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페시치도 주변에 임대 끝나면 고국인 세르비아로 돌아간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지 않아도 박동진의 군 입대 이후 공격라인 보강이 필요한 FC서울이다. 아드리아노, 알리바예프마저 그런 상황이니 더욱 그렇다. 구단 관계자는 "조만간 페시치와 오피셜 면담을 한 뒤 거취에 대해 최종 결정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느긋하게 상황 판단을 해도 되는지 의구심이 제기된다. 페시치의 임대 만료까지 한 달도 남지 않았다. 지금부터 페시치 대체자 물색에 나서도 페시치의 공백을 빠르게 메울 수 있을지 미지수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외국인 선수 입국 시 자가격리 기간까지 감안하면 더욱 촉박하다. FC서울은 지난해 여름 이적시장에서 '제로영입'이란 오명을 들었다. "경비 줄이기에 급급해 선수 보강에는 소홀히 하면서 무슨 명예회복을 바라느냐"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FC서울은 작년 여름시장에서 수비수 보강을 못한 이후 뒷심 부족을 보이면서 턱걸이 3위를 했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서울답지 않은 행보는 작년뿐 아니라 최근 몇 년간 되풀이된 장면이다. 요즘 온라인 반응을 보면 '박주영도 그렇고…, 성남전을 보니 골 넣을 선수가 없더라. 이번엔 제발 공격 보강 좀 하자'는 팬들 바람이 늘어나고 있다. 결국 FC서울은 이미지 실추에 머물 것인지, 이미지 회복을 위해 어떤 성의를 보일 것인지 '실험대'에 오르게 됐다. 페시치 결별 이후 '구색맞추기'에 그쳐선 안된다는 게 팬들의 눈높이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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