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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내 집으로 돌아가는 기분이다."
장슬기는 11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정말 고민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스페인리그에 도전한 건 단순히 나 개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여자축구를 위한 선택이었다. 첫 해외 진출인 고베 아이낙에서 어린 나이에 어려움을 겪었기에, 두 번째 스페인 때의 마음가짐은 남달랐다. 잘 적응해가던 중 코로나 위기가 닥쳤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여자축구대표팀의 숙원인 '사상 첫 올림픽 진출' 역시 그녀의 결정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한국은 내년 2월 열리는 도쿄올림픽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플레이오프에서 중국과 올림픽 티켓을 다툰다. 장슬기는 "스페인리그 일정도, 마드리드와의 재계약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마냥 기다릴 수는 없었다. 내년 2월 중국전에서 경기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려면 무조건 경기를 뛰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복귀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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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유럽 생활을 씩씩하게 버티게 해준 고마운 이들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어릴 때부터 함께 성장해온 (이)금민이는 스페인이 (코로나19로) 난리 났을 때 자기 일처럼 걱정해줬다. 모든 걸 나눌 수 있는 소중한 친구다. (지)소연언니는 런던에서 한국음식을 공수해줬다. 코로나 봉쇄령 때 언니가 보내준 음식을 먹으며 버텼다. 눈물나게 고마웠다. 현지 적응을 도와주신 에이전트 염수연 대표님과 민성훈 코치님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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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남동구 홍보대사로 지난달 마스크 3000개를 기부한 장슬기가 인천 현대제철로 돌아온다. 복귀소감을 묻는 질문에 "내 팀, 내 집으로 돌아가는 기분"이라고 했다. "저는 인천에서 태어나고 자란, 인천의 딸이니까"라며 생긋 웃었다. 대표팀에서 그녀의 성장을 이끌었던 정성천 인천 현대제철 감독 역시 에이스의 복귀 소식에 반색했다. "공격적, 수비적으로 다양하게 쓸 수 있는 장슬기의 복귀는 우리 팀에 천군만마다. 통합 8연패에 도전하는 올시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진한 아쉬움 속에 힘든 결정을 내린 장슬기의 새시즌은 그래서 더 절실하다. "작년에 골도, 어시스트도 많이 했는데 골보다 어시스트가 더 기분 좋다는 걸 알았다. 올해도 두자릿수 공격포인트를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팀적으로는 우승, 개인적으로는 부상없이 시즌을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다. 인천 현대제철의 통합 8연패를 꼭 이루고 싶다"고 말했다.
대표팀 에이스로서의 목표는 단 하나 "오직 올림픽"이다. 장슬기는 "올림픽에 꼭 나가보고 싶다. 예전엔 언니들이 왜 올림픽을 저렇게 나가고 싶어할까 했는데, 나도 대표팀에서 나이가 차다 보니 언니들과 똑같은 마음이 됐다. 우리 대표팀 목표는 오직 하나다. 중국을 꼭 이겨야 한다. 철저하게 준비해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결연한 각오를 전했다.
2020년 여름, 돌아온 '인천의 딸' 장슬기의 '슬기로운 축구생활'이 다시 시작된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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