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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토트넘 아닌 라치오?' 김민재, 유럽행 어디로 가고 있나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20-08-26 16:17 | 최종수정 2020-08-27 06:00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괴물' 김민재(베이징 궈안)의 유럽 진출은 정말 가능한걸까.

지난달 16일 '김민재의 토트넘 홋스퍼행이 임박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전 부터 여러차례 '유럽 구단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졌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90% 이상 합의를 마쳤다', '10일 내 결판이 난다'는 구체적인 이야기까지 나왔다. 김민재의 유럽행을 바라는 팬들이 많았던 만큼, 당연히 반향도 컸다. 게다가 손흥민이 뛰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토트넘이었다.

하지만 이후 설만 이어질뿐 구체적인 진척 상황은 전해지지 않았다. 그 사이 김민재는 중국으로 들어갔고, 현재 리그를 소화 중이다. 정상적인 몸상태가 아닌 만큼, 베스트 경기력은 아니다. 중국 언론이 김민재 때리기에 나서는 등 분위기가 좋지 않지만, 김민재는 여전히 유럽행을 원하고 있다. 최근 들어 기류가 바뀌고 있다. 토트넘 보다는 이탈리아 세리에A 라치오 쪽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다.

과연 현재 김민재의 유럽행 가능성은 어느 정도일까.

일단 토트넘 이적은 답보상태다. 냉정히 말하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토트넘이 김민재를 원한 것은 '팩트'다. 계약이 만료된 얀 베르통언의 빈자리를 채울 수비수를 찾던 토트넘은 김민재를 영입 리스트에 올렸다. 문제는 '협상'이었다. 에이전트가 난립하며 혼선을 겪었다. 토트넘이 직접 베이징과 '구단 대 구단' 협상에 나섰지만, 별 소득 없이 협상 테이블이 닫혔다. 베이징이 대단히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유가 있다. 중국 이적시장에 정통한 관계자는 "베이징이 과거 무사 뎀벨레를 점찍고 토트넘과 협상을 한 적이 있다. 그때 토트넘이 무례하게 행동하며 협상이 깨졌다. 이후 뎀벨레는 광저우 부리로 이적했는데, 당시 이적료가 베이징이 제시한 금액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이로 인해 베이징은 토트넘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은 김민재의 이적료 마지노선으로 1500만유로(약 210억원)를 책정했다. 코로나19로 시장이 얼어붙은 지금, 이 금액을 지불할 수 있는 곳은 현실적으로 EPL 뿐이다. 실제 토트넘을 비롯해 왓포드, 사우스햄턴, 아스널 등이 관심을 보였던 상황. 베이징은 떨떠름하게 협상 테이블에 앉았고, 토트넘의 제시에 실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몇몇 에이전트들이 나섰지만, 이번에는 토트넘이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극적인 반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지만, 정황만 놓고보면 토트넘은 김민재 영입전에서 발을 뗀 분위기다.

반면, 라치오는 여전히 김민재를 원하는 분위기다. 라치오는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도 뛰게 된 팀으로, 올 여름 최우선 과제로 센터백 영입을 노리고 있다. 사실 라치오가 김민재를 원한지는 오래 됐다. 김민재의 토트넘행 임박 보도가 이어질 당시, 이탈리아의 슈퍼에이전트가 라치오의 오퍼를 들고 굴지의 국내 에이전트를 통해 김민재와 접촉하려 했다. 당시만 해도 김민재는 EPL 진출에 온 신경을 쏟을 때였다. 하지만 라치오는 이후에도 김민재 영입을 포기하지 않았다. 이탈리아의 언론 역시 꾸준히 라치오의 김민재 영입설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민재의 포르투갈 에이전트를 통해 협상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역시 문제는 돈이다. 베이징은 여전히 계약기간이 남아있는 김민재에 대한 권리를 조금도 포기하지 않을 생각이다. 자신들이 내세운 금액을 고수하고 있다. 관건은 '과연 라치오가 1500만유로를 낼 수 있느냐'다. 유럽 시장에 정통한 한 에이전트는 이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으로 전망했다. 이 에이전트는 "이탈리아는 원하는 선수가 있을 때 언론플레이나 혹은 뒷접촉을 통해 선수들의 마음을 산다. 그 뒤 이런 상황을 이용해 이적료 협상에서 우위를 점한다. 라치오도 현재 이 방법을 쓰고 있는 것"이라며 "하지만 현재 베이징의 협상 태도를 보면 의도대로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라치오는 김민재 외에도 마라쉬 쿰불라(헬라스 베로나), 리산드로 마르티네스(아약스) 등을 지켜보고 있다. 협상이 길어질수록 김민재 입장에서는 불리할 수 밖에 없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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