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지난 주말 K리그에선 전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명품 프리킥이 연달아 터져 축구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이기제는 하루 뒤인 23일 광주 FC 원정에서 3-3 팽팽하던 후반 추가시간 7분 사실상의 마지막 공격 기회에서 프리킥 찬스를 얻었다. 페널티 박스 외곽 우측으로 치우친 지점에서 골문 우측 구석을 노리고 감아찬 공이 그대로 골망에 꽂혔다. 코스가 워낙 예리해 광주 골키퍼 윤보상은 몸을 날리지도 못했다.
윤빛가람은 1라운드 강원전, 이기제는 12라운드 성남전에 이어 시즌 2호 프리킥골을 나란히 터뜨렸다. 올시즌 K리그1에서 프리킥으로 득점한 5명 중 2골 이상 기록한 건 둘 밖에 없다. 그야말로 '찐' 프리킥 실력을 마음껏 발산하고 있는 것이다.
|
|
|
이기제는 프리킥계의 '신흥강자'다. 통산 프리킥 골이 2골에 불과하다. 윤빛가람과 달리 아직 보여준 게 많지 않지만, 올 시즌 넣은 골만으로도 그가 얼마나 날카로운 왼발 킥 능력을 장착했는지를 알 수 있다. 이기제는 두 번의 프리킥뿐 아니라 강력한 왼발 중거리 슛으로 2골을 추가해 수비수임에도 현재 4골을 넣고 있다. 팬들 사이에서 'K-카를로스'(*UFO 프리킥으로 유명했던 호베르투 카를루스를 빗댄 별명), '이기제라드'(*중거리 슛으로 정평 난 스티븐 제라드를 빗댄 별명)로 불린다.
|
|
|
이기제는 고종수, 염기훈으로 대표되는 '수원의 왼발 마법사' 계보를 이을 거란 기대감이 상당하다. 권창훈(*지난시즌 끝으로 프라이부르크와 작별. 국내복귀 예정), 김민우 홍 철(*지난해 울산 이적)과 같이 수원에는 전통적으로 왼발 킥 능력이 뛰어난 선수들은 많았지만, 프리킥으로 아름다운 궤적을 그려 골망을 흔드는 건 또 다른 차원의 얘기다. 어릴적부터 "힘 하나는 장사"라는 평가를 받았던 이기제는 정확성을 더해 K리그를 대표하는 왼발 프리키커로 우뚝 섰다.
올시즌 활약상을 두루 살폈겠지만, 아무래도 날카롭게 다듬어진 왼발 덕에 서른의 나이로 국가대표팀에도 승선했다.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은 24일 6월 월드컵 예선 3연전 참가명단 발표자리에서 이기제를 포함한 이유에 대해 "이기제는 오랫동안 관찰해온 선수다. 기술적으로 상당히 뛰어나다. 세트피스에서의 능력이 큰 장점"이라고 데드볼 능력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기제는 자신의 왼발 킥 감각을 '미쳤다'고 표현했다. 윤빛가람도 지금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재테크 잘하려면? 무료로 보는 금전 사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