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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성원, 박찬준 기자]위기의 강원FC를 구할 소방수는 '독수리' 최용수 전 FC서울 감독이었다.
처음엔 최 감독도 고사했다. 일본 J리그에서 러브콜을 받던 최 감독은 시즌 종료 후 거취를 모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함께 한 후배의 간곡한 부탁에 마음이 흔들렸다. 시도민구단 중 투자규모나 발전가능성이 높은 강원이 이대로 강등되서는 안된다는 공감대가 모아졌다. 삼고초려를 넘어 '십고초려'에 가까운 이 대표의 설득에 결국 최 감독도 마음을 돌렸다. 어려운 길임을 알지만, 도전을 택하기로 했다.
물론 쉽기 않은 도전이다. 자동 강등되는 최하위 광주FC(승점 36·10승6무20패)와의 승점 차는 3점에 불과해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 잔류 턱걸이인 10위 성남FC(승점 41·10승11무15패)과의 승점 차는 2점이다. 최 감독은 승강 플레이오프로 떨어지지 않고 잔류를 목표로 하지만 역시 시간이 문제다.
최 감독은 FC서울을 대표하는 최고의 레전드다. 1994년 FC서울(전 LG치타스)에서 프로에 데뷔해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2000년 팀이 우승할 당시에는 MVP에 올랐다. 2006년 FC서울에서 은퇴해 2011년 감독대행으로 FC서울의 사령탑을 맡기 시작한 최 감독은 2012년 FC서울 제 10대 감독으로 부임, 첫 해에 K리그 우승을 이끌어냈다.
FC서울 감독으로 재임한 기간 동안 매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 진출했다. 2013년에는 ACL 준우승을 기록하며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수여하는 '올해의 감독상'을 거머쥐며 최고의 순간을 맞았다. 2015년에는 FC서울을 FA컵 정상으로 이끌었다.
최 감독은 2016년 또 다른 도전을 선택했다. 중국 슈퍼리그에 진출, 장쑤 쑤닝을 이끌었다. 쉽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 슈퍼리그 준우승을 차지했지만 이듬해 결별했다.
그리고 2018년 10월 강등 위기에 내몰린 FC서울이 SOS를 쳤고, 12대 감독으로 재선임됐다. 그러나 지난해 7월 21개월 만에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최 감독은 1년 넘게 '야인'으로 생활하며 절치부심했다.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브라운관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축구와의 끈은 한 순간도 놓지 않았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아이디어를 축적한 최 감독은 처음으로 시도민구단 지휘봉을 잡고, 새로운 드라마를 쓰겠다는 각오다.
코칭스태프 인선에 고심 중인 최 감독은 최대한 빨리 팀 훈련에 합류해 강원 잔류 미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운명의 장난인지, 공교롭게도 최 감독의 강원 데뷔전 상대는 28일 '친정팀' 서울과의 원정경기다.
김성원 박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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