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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지금부터 강원FC의 최용수 감독 사전 기자회견 시작하겠습니다."
부임 첫 경기에서 하필 서울과 충돌했다. 잔류싸움 중인 두 팀의 상황이 맞물려 이날 경기는 '독수리더비', '최용수더비'란 이름으로 화제를 모았다. 최 감독은 "승부의 세계는 피할 수 없다. 꼭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누군가 자신이 현역시절 잠실에서 펼친 '광고판 세리머니'를 재현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에도 득점을 통한 필승 의지가 담겨있었다.
경기 전 서울 안익수 감독과 옛 추억을 떠올리며 긴 시간 담소를 나눈 최 감독은 시작 휘슬이 울린 뒤에는 진지한 표정으로 경기를 지휘했다. 강원의 엠블럼이 박힌 점퍼를 입고 경기 내내 '테크니컬존(기술지역)'을 떠나지 않았다. 전술은 서울 시절 익히 보던 3-5-2를 빼들었다. 자기지역에 웅크리다 기습적인 침투패스로 역습을 노리는 전략으로 서울을 공략했다. 전반 김대우와 이정협이 두 차례 서울 수비진을 당황시켰다.
강원은 다이렉트 잔류를 위해선 이날 승점 3점이 필요했다. 하지만 승점 1점을 추가하며 강등 직행은 면했지만, 다이렉트 잔류에도 실패했다. 9승13무15패, 승점 40점을 기록, 10위인 성남(44점)과 승점차가 4점으로 벌어지며 이날 경기를 통해 승강 플레이오프(PO) 진출이 확정됐다. 강원은 내달 8일 대전하나 시티즌과 플레이오프 1차전을 치르고, 12일 홈에서 2차전을 갖는다. 반면 시즌 도중 감독을 교체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서울(승점 44)은 마지막 경기를 남겨두고 1부 잔류를 확정했다.
최 감독은 "내가 있어야 할 곳에 오니 열정이 꿈틀거리고, 승부욕이 생기는 것 같다. 상당히 설레었다"며 1년여만에 현장으로 복귀한 소감을 밝혔다. 이날 관중석에는 최 감독이 현역시절 입은 서울 유니폼이 걸려있었다. 최 감독은 "감동받았다. 서울이라는 구단에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며 "그렇지만 지금은 다른 팀의 감독을 맡고 있다. 이제는 강원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강등을 피할 수 있도록 대전과의 승강PO를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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