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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삑~!' 5일, 울산 현대와 대구FC의 '하나원큐 K리그1 2021' 최종전이 열린 울산문수월드컵경기장.
꼬박 11개월을 달려오는 동안 고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울산은 코로나19 속 잦은 '해외 출장' 탓에 자가 격리를 밥 먹듯 했다. 선수단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국가대표 딜레마도 있었다. 울산에는 조현우 김태환 등 국가대표가 수두룩했다. A대표뿐만 아니라 연령별 대표도 대거 배출했다. 선수들이 한 자리에 모여 훈련할 물리적 시간 자체가 부족했다.
울산은 흔들렸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올 시즌 꾸준한 경기력으로 K리그 최상의 레벨의 힘을 선보였다. 그 중심에는 홍 감독의 리더십이 있었다.
홍 감독 특유의 소통 능력이 빛을 발했다. 그는 '아들뻘' 설영우(23) 오세훈(22) 김민준(21) 강윤구(19) 등과 격의 없는 소통으로 세대의 벽을 무너뜨렸다. 김민준이 "홍 감독님은 아버지 같은 느낌"이라고 말할 정도다. 이들은 홍 감독의 든든한 믿음 속 쑥쑥 성장했다. 또 홍 감독은 올 시즌 코칭스태프 회의에 선수단 대표로 주장과 부주장을 합류시켰다. 선수단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1997년생' 원두재를 부주장으로 파격 선임하기도 했다.
경기 내용 면에서도 박수를 받았다. 홍 감독은 과거 대표팀 시절 수비 중심의 안정적 축구를 활용했다. 그러나 클럽팀에서는 물러서지 않는 공격 축구를 선보였다. 홍 감독은 "대표팀과 클럽팀은 다르다. 우리 팀엔 좋은 공격 자원들이 많다. 단단한 수비 조직력은 기본"이라고 설명했다. 물러서지 않는 공격 축구로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캡틴' 이청용은 "선수들도 우리의 축구를 즐겁게 했다"고 말했다.
마지막 딱 한 걸음이 아쉬웠다. 울산은 10월17일부터 31일까지 불과 2주 동안 무려 5경기를 소화했다. 빡빡한 일정 탓 선수들의 체력은 바닥을 쳤다. 결국 울산은 ACL-FA컵 4강에서 고개를 숙였다. 포기는 없었다. 울산은 팬들을 위해 다시 달렸다. 마지막까지 K리그 우승을 향해 이를 악물었다. 그러나 우승의 여신은 울산을 외면했다. 울산은 최종전에서 대구를 2대0으로 제압했다. 그러나 전북과의 승점 2점차를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 울산은 3연속이자 통산 10번째 준우승을 기록했다. K리그 역사상 최다(1988, 1991, 1998, 2002, 2003, 2011, 2013, 2019, 2020, 2021년) 기록이다.
홍 감독은 K리그 사령탑 데뷔 시즌, 아쉬움을 삼켰다. 그가 올 시즌 보여준 모습은 다음 시즌을 더욱 기대케 했다. 축구 전문가들은 "울산이 올 시즌 어린 선수들을 잘 키워냈다. 이청용 등 베테랑 선수들이 중심을 잘 잡으며 더욱 단단해진 모습을 보였다. 울산은 더 강해질 일만 남았다"고 평가했다.
"준우승을 해서 팬들에게 죄송하다. 하지만 팬들은 아쉬워 하지 않아도 된다. 물론 마지막에 결과를 얻지 못했지만 우리 선수들은 그동안 일관성 있는 경기를 보였다. K리그에서 가장 좋은 팀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내년에 더 발전해서 더 좋은 팀으로 발전하겠다." 끝까지 달렸던 '홍 감독과 아이들'의 도전은 뜨겁게 막을 내렸다.
울산=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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