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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 인수 경쟁구도 그리고 하나금융 성공 가능성은?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22-03-20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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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영국)=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첼시 인수전이 핫이슈다. 국내에서도 하나금융그룹이 인수전에 참여해 관심이 높다. 과연 첼시 인수전에 어떤 그룹들이 뛰어들었을까. 그리고 하나금융그룹의 인수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왜 첼시가 매물로 나왔나

우선 첼시가 매물로 나온 이유를 살펴보자. 첼시의 구단주는 러시아 출신 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다. 2003년 첼시를 인수했다. 그런데 변수가 발생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미국과 영국 등 서방권은 러시아 제재를 선언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롯해 러시아 주요 인사들과 법인들에게 직접 제재를 가했다. 그러자 아브라모비치는 첼시 운영권에서 손을 떼겠다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여론 악화 때문이었다. 그러나 아브라모비치의 경영권 포기 선언에도 불구하고 여론은 좋아지지 않았다. 결국 아브라모비치는 첼시 매각을 선언했다.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영국 정부의 제재가 나왔다.

영국 정부는 아브라모비치의 영국 내 자산을 동결했다. 아브라모비치가 푸틴 대통령의 측근이자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재정적인 지원을 했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에 따라 아브라모비치가 지분의 100%를 가지고 있는 첼시도 제재 대상이 됐다. 결국 첼시 매각 작업은 더욱 빠르게 진행되게 됐다. 영국 시간으로 금요일인 18일 오후 9시까지 매입 제안을 받기로 했다. 그 결과 5~7개의 콘소시엄이 첼시 매입에 관심을 나타냈다. 그 중 5개의 콘소시엄은 첼시 매입 의사가 있음을 확인해주었다.


닉 캔디. 위에서 두번째 줄 왼쪽에서 세번째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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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미국, 한국, 중동 자본의 대결

사실이 확인된 5개는 마틴 브로턴 경, 토드 보흘리, 닉 캔디, 리케츠 패밀리, 에이셀 파트너스다.

마틴 브로턴 경은 영국의 기업가로 영국 항공과 이베리아 항공, 부엘링 항공의 모기업인 IAG 그룹의 회장 등을 역임했다. 축구계에서도 그의 족적을 확인할 수 있다. 2010년 4월 리버풀의 회장으로 취임했다. 브로턴 경은 리버풀 회장으로 6개월간 일했다. 톰 힉스와 조지 질레트가 소유한 뉴잉글랜드 스포츠 벤처에 리버풀 매각 작업을 주도했다. 매각이 완료된 후 리버풀을 떠났다. 브로턴 경은 영국 스포츠계의 수장이라고 할 수 있는 세바스티안 코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회장과 함게 첼시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브로턴 경이 오래된 첼시 팬인데다가 코 회장이 뒤를 받치고 있어 명성면에서는 다른 경쟁자들을 압도한다.

보흘리는 미국인 기업가이자 투자자이다. 스포츠 구단 매입도 경험이 이다. LA다저스의 지분 20%를 가지고 있다. 또 WNBA의 LA 스팍스 지분도 가지고 있다. NBA LA레이커스의 지분 27%도 공동소유하고 있다. 2019년에는 30억 달러를 들고 첼시 인수에 도전하기도 했다. 아브라모비치가 이를 거부한 바 있다. 이번에는 스위스 거부인 한스요르그 비스와 함께 콘소시엄을 구성했다.


리케츠 패밀리 역시 미국 자본이다. 수장인 토마스 리케츠는 메이저리그(MLB) 시카고 컵스의 회장이자 공동소유주이기도 하다. 이번 인수전에는 미국 헤지펀드계의큰 손인 켄 그리핀과 함께 뛰어들었다. 그리핀의 자산은 210억 달러(약 25조원)이다.

에이셀 파트너스는 런던 소재 투자회사다. 현재 첼시의 재정적인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5000만 파운드를 지급하겠다는 뜻을 밝혀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닉 캔디는 런던 출신의 부동산 사업가다. 부동산을 개발하고 팔면서 돈을 벌었다. 하나금융그룹 등과 함께 블루풋볼컨소시엄으로 이번 인수전에 참가했다.

이들 외에도 사우디 미디어와 우디 존슨도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 미디어는 중동 자본이다. 우디 존슨은 미국인 기업가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주영 미국 대사를 지냈다.


▶하나금융투자 인수 가능성은

캔디와 팀을 이룬 하나금융투자의 인수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영국 현지에서는 이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는다. 첼시 매각의 기준은 매각 금액이 아니다. 첼시의 안정성과 새로운 구단주의 명망을 높게 볼 것으로 알려졌다. 캔디와 하나금융투자 콘소시엄의 경우 여기에서 많이 밀린다. 캔디는 부동산 사업으로 돈을 벌었지만 영국 사회 상류층 출신은 아니다.

구단 운영의 안정성 역시 의문이 든다. 캔디의 자산은 8억 5000만 파운드 선이다. 자신의 형제인 크리스티안 캔디 자산을 합쳐도 15억 파운드(약 2조 3000억원) 수준이다. 캔디가 첼시 인수를 위해 제안한 금액은 20억 파운드다. 결국 하나금융그룹에서 지분을 참여한다고 하더라도 블루풋볼컨소시엄은 인수 금액 상당 부분을 대출받을 수 밖에 없다. 첼시를 인수한다고 하더라도 안정적인 운영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있다.

하나금융그룹 역시 한 번에 큰 돈을 넣기가 쉽지 않다. 하나금융그룹의 시가 총액은 14조원 규모다. 첼시 기본 인수 금액이 20억 파운드. 약 3조원이다. 일정 부분 지분으로 참여한다고 하더라도 쉽지는 않다. 일각에서는 하나금융그룹이 일정부분 지분을 넣고 나머지에 대한 대출을 해주는 형태가 아니겠느냐는 시각도 있다. 영국 현지에서도 캔디가 주도하는 블루풋볼 컨소시엄의 인수 가능성을 높게 보지는 않고 있다.

▶인지도 상승만으로도 큰 성과

다만 캔디나 하나금융그룹 그리고 컨소시엄에 참여한 C&P 스포츠그룹이 확실하게 얻은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인지도다. 캔디가 첼시 인수전에 참여한다는 성명을 내고난 뒤 영국 언론들은 '캔디가 누구인가'에 대한 기사를 쏟아냈다. 영국 내 인지도가 급상승했다.

하나금융그룹도 인지도 상승 효과를 누렸다. 하나금융그룹은 글로벌 금융 비즈니스 영역 확대와 투자은행(IB) 영업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내 대출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최근 하나금융그룹은 첼시가 아닌 프리미어리그내 한 구단과 메인스폰서 계약 관련 이야기가 오가기도 했다. 물론 성사되지 않았지만 글로벌 인지도 확대를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다. 이번 첼시 인수전 참가를 통해 하나금융그룹도 해외 시장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것을 각인시켰다. C&P 스포츠그룹도 이런 인지도 상승 효과를 누렸다.

일각에서는 '캔디와 하나금융그룹 그리고 C&P스포츠그룹 모두 첼시 인수 참여 발표를 통해 인지도 상승이라는 결과를 얻었다. 이들에게 첼시 인수 성공 여부보다 더 값진 결과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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