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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에 '적당히'는 없다"…뉴발란스 신은 박충균, 이랜드에 '전북 DNA' 입힌다

윤진만 기자

기사입력 2023-01-05 14:49 | 최종수정 2023-01-06 06:20


사진제공=서울 이랜드

[청평=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뉴발란스 신고 싶어서 왔어요."

박충균 서울 이랜드 감독(50)과의 인터뷰는 박 감독의 유쾌한 농담과 함께 시작됐다. 5일 오전 경기도 청평에 위치한 이랜드 클럽하우스(켄싱턴리조트). 지난달 정정용 전 감독 후임으로 이랜드 지휘봉을 잡은 배경을 묻는 말에 이랜드 그룹의 대표 스포츠 브랜드인 '뉴발란스'부터 언급한 박 감독은 "중국 청두를 떠나 진로를 고민할 시기에 중국 2부 팀과 이랜드에서 제안이 왔다. 언젠가는 K리그에서 감독을 맡아 도전하고 싶었기 때문에 이랜드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승격을 원하는 이랜드 구단이 전북 현대에서 해마다 성적을 낸 경험을 잘 봐준 것 같다"고 말했다.

현역 시절 국가대표팀, 수원, 성남 등의 간판 수비수로 명성을 떨친 박 감독은 은퇴 후 풍생중, 울산, 전북, 축구대표팀, 베트남 대표팀 등에서 코치를 지냈다. 중국 텐진 텐하이, 베트남 하노이 등은 직접 지휘했다. K리그와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았지만, K리그에서 지휘봉을 휘두를 첫 기회는 반백이 돼서야 찾아왔다. 박 감독은 "빠른 것도, 늦은 것도 아닌 것 같다. 2부리그 감독들을 쭉 살펴봤더니, 내가 딱 중간이었다"며 "K리그 감독 경험이 없기 때문에 주변에서 우려를 할 수도 있지만, 다른 나라의 축구, 좋은 지도자와 함께한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현역 선수와 코치 시절 스승인 김 호 감독의 '인품', 조광래 감독의 '지략', 최강희 감독의 '카리스마'를 흡수하고 싶다는 박 감독은 이랜드에는 '전북 DNA'를 이식할 계획을 내비쳤다. 먼저, '전북 왕조' 구축의 근간이 된 훈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감독은 "내가 수원에서 뛸 때는 씻을 시간도 없이 하루에 네 번씩 훈련하기도 했다. 하지만 세대가 달라졌다. 요샌 훈련량보다 질이 더 중요하다. 상견례 자리에서 선수들에게 '운동장에서 적당히 할 생각은 버리라'고 당부했다. 선수들이 보통 연습할 때 에너지의 70~80%를 쏟고, 시합 때 100%를 쏟아부으려고 한다. 그 반대가 되어야 한다. 연습 때 100%를 하고, 시합 때 70~80%를 해야 한다. 적극성과 투쟁력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랜드 선수들과 함께 5대2 게임을 하는 박충균 감독. 사진(청평)=윤진만 기자
경기장에선 '박충균식 닥공(닥치고 공격)'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박 감독은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을 좋아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현실에 맞는 전술을 꾸릴 계획이다. 1, 2부를 통틀어 템포 면에서는 가장 빠르다는 소리를 듣게끔 준비할 생각이다. 월드컵에서 나타난 특징인 '수비적으로 콤팩트하고, 더 빠르게 공격하는' 현대 축구 트렌드를 잘 접목하겠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선 경험이 있는 선수가 조금 더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랜드는 이적시장 초반 이시헌 이상민 등 젊은 자원 위주로 수혈하고 있다. 여기에 베트남 국가대표 공격수 응우옌 반또안을 영입했다. 박 감독은 "베트남에 있을 때 팀내에서 가장 기량이 뛰어난 선수라고 평가했다. 특징이 있는 선수라 우리팀의 취약 포지션(측면 공격)에서 좋은 활약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랜드는 창단 이래 1부 승격의 꿈을 아직 이루지 못했다. 박 감독은 "이랜드가 역사가 짧다보니 선수들이 팀에 갖는 애착이 부족한 것 같다. 자부심도 부족하다. 팀 분위기를 새롭게 만들어가야 한다. 선수들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면서 개선점을 찾아야 한다"며 "전북 시절 함께 해본 이 호 수석코치와 정 혁 필드코치는 팀을 우승시키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한다는 걸 알고 있다. 지금까지 2주 정도 훈련을 했는데, 모든 코치가 제 역할을 잘 해주고 있다. 나만 잘 하면 될 것 같다"며 웃었다.

박 감독은 '3년 플랜'에 대해선 "3년 계약을 했지만, 계약 연수는 중요하지 않다. 당장 1년을 바라보는 현실주의자가 되어야 한다. 일단 올해는 승격 플레이오프 진출을 바라볼 것이고, 내년에 본격적으로 승격에 도전할 것이다. 전지훈련부터 차근차근 팀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청평=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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