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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이제는 레비가 갑이다.
사실 지난 여름부터 칼자루는 콘테가 쥐고 있었다.
콘테는 2021년 11월 토트넘 지휘봉을 잡았다. 토트넘은 당시 누누 산투 감독 체제로 실패했다. 8위까지 추락하며 표류하던 상태였다. 콘테는 토트넘을 맡아 빠르게 수습했다. 후반기 들어 쭉쭉 치고 올라갔다. 기적적으로 2021~2022시즌을 4위로 마쳤다. 토트넘을 3년 만에 챔피언스리그로 복귀시켰다.
하지만 콘테가 거리를 뒀다. 콘테가 지향하는 축구는 레비가 원하는 방향과 많이 달랐기 때문이다.
콘테는 매 이적시장마다 6000만파운드(약 900억원)~7000만파운드(약 1050억원) 레벨의 특급 선수를 보강하며 항상 우승권에 머물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레비는 그 돈으로 저렴한 유망주 여럿을 사 모아 현상 유지에 안주하는 편이다.
이랬던 레비는 콘테를 잡기 위해 몇몇 요구사항을 들어주기도 했다. 지난해 여름 이적시장에서 거금 6000만파운드를 들여 히샬리송을 영입했다.
문제는 이것이 일회성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콘테는 이렇게 최소 두 시즌은 거쳐야 팀이 만들어진다고 봤다. 레비 입장에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지출을 콘테가 요구했다. 콘테는 재계약을 무기로 자신의 요구를 관철시키려고 했다.
후반기가 되면서 상황은 바뀌었다. 콘테는 시즌 초반 선두를 다퉜지만 반환점을 돈 현재 5위로 밀려났다. 4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승점 차이가 5점으로 멀어졌다. 결국 지난 시즌처럼 또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위해 안간힘을 써야 하는 처지다. 제자리 걸음이다.
데일리메일은 '콘테와 토트넘은 서로 비전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 계약을 연장하는 것은 자멸이나 다름없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레비의 태도는 이제 콘테가 아니어도 상관없다는 쪽으로 기운 모양이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는 입장이다.
데일리메일은 '레비는 감독 거취를 항상 빠르게 결정하기로 유명하다. 콘테에 대한 불확실성을 마냥 지켜보지는 않을 것'이라 경고했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