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N-페리시치,공존이 가능하구나."
또 하나, 가장 주목할 만한 수확은 손흥민-페리시치 라인이 마침내 통했다는 것. 지난해 여름, '크로아티아 국대 미드필더' 이반 페리시치의 영입 이후 콘테가 좋아하는 3-4-3 포메이션에서 손흥민은 왼쪽 윙어, 페리시치는 왼쪽 윙백으로 출전해왔다. 왼쪽 라인을 책임 지는 이들의 공격 성향과 의욕이 겹치면서 동선이 겹치는 경우가 허다했고, 경기 중 서로가 원하는 플레이를 말하며 의견을 조율하는 장면도 자주 눈에 띄었다. 열정적인 두 선수의 모습이 때로 언쟁으로 비쳐지기도 하고, '득점왕' 손흥민의 부진이 예상 외로 길어지면서 손흥민과 페리시치의 공존에 대한 의구심, 공격라인의 밸런스에 대한 의문도 불거졌다.
그러나 콘테의 해법은 정면 돌파였다. 이날 2부리그 프레스턴전을 앞두고 다수의 영국 현지 매체들은 손흥민과 페리시치의 선발 제외를 예상했다. 손흥민 대신 히샬리송이, 페리시치 대신 세세뇽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지만 콘테의 선택은 완전히 달랐다. 에이스 손흥민과 페리시치를 믿고 썼다. 대신 포메이션 파괴의 반전을 선택했다. 팀 '최다 득점자' 해리 케인에게 휴식을 부여한 대신 손흥민, 페리시치, 쿨루셉스키의 스리톱 라인을 실험했다. 손흥민 '톱'을 예상했지만 페리시치가 '톱'에 서고, 손흥민이 왼쪽 윙어로 나섰다. 손흥민과 페리시치가 최전방에서 좌우, 위아래를 오가며 공격라인을 흔들었고, 손흥민이 공간을 확보하며 날선 슈팅을 잇달아 선보였다. 이날 후반 5분 손흥민존에서 터진 왼발 감아차기 원더골에 이어, 후반 24분 손흥민의 두 번째 골 장면에서 마침내 '손-페 라인'이 첫 결실을 맺었다.
16강행 확정 후 손흥민은 스포츠조선과의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반전 포메이션'에 대한 질문에 "저도 포워드 위치에서 뛸 수 있지만 감독님이 따로 특별히 말씀은 하신 건 아니었다. 제가 항상 그 위치(윙어)에서 뛰었고 감독님께서도 그 위치에 대해 항상 저한테 많은 조언을 해주시고 많은 것을 가르쳐주신다"고 말했다. "페리시치는 윙도, 윙백도, 포워드도 다 뛸 수 있는 좋은 자원이기 때문에 오늘 좋은 역할을 해줬다. 풀럼전 이후 계속해서 이렇게 연습을 했다"고 설명했다.
손흥민은 또 영국 BBC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내 자신감을 되찾기 위해 이 골들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스트라이커로서나, 공격수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골을 넣는 것이다. 무엇보다 팀이 다음 라운드로 진출하는 데 도움이 됐다는 것이 중요하다. 정말 정말 행복하다"며 활짝 웃었다. "스코어지를 보면 아주 편안하게 이긴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FA컵은 어떤 경기도 편안하지 않다"면서 "우리는 원정 경기에서 어려움을 겪었는데 오늘 선수들이 어메이징한 모습을 보여줬다"며 여느 때와 같이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우리 경기력에 대해 많은 이야기들이 있었지만 우리는 집중했고, 우리가 해야할 일을 해냈다"고 자평했다. "우리는 여전히 발전시켜야할 부분들이 많다. 오늘 이 경기가 우리에게 좋은 에너지를 줬다고 생각한다. 이제 다음주 경기(맨시티전)를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