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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원이는 정말 성실한 선수다. 내가 가장 아끼는 선수 중 하나다."
지난 7일 K리그1 21라운드 제주 원정, 1-1로 팽팽하던 후반 44분, 상대 수비를 맞고 떨어진 볼이 장성원을 향했다. 필사적인 왼발 발리 슈팅이 골망을 갈랐다. 그라운드 안팎의 선수들이 몰려들어 너나 할 것없이 이 선수의 극장골을 뜨겁게 축하했다. 2018년 대구 유니폼을 입은 이후 무려 6시즌 만에 터진 리그 데뷔골, 이 드라마같은 한 골에 힘입어 대구는 제주에 2대1로 역전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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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어깨 탈구 부상 이후 잊을 만하면 찾아온 부상 악령, 어깨 수술만 3번이나 했다. 대구 팬들이 사랑하는 6년차 원클럽맨, 투혼의 윙백에게 어느날 문득 찾아온 데뷔골은 그간의 마음고생을 날린 '힐링포'였다. "정말 이기고 싶었다. 내가 그 순간에 왜 그 자리에 있었는지 나도 모르겠다. 간절한 마음이 왼발 골로 나온 것같다. 훈련장에서 1년에 한두 번 나오는 왼발 장면이 경기장서 나왔다. 부모님이 늘 응원 오시는데 그날 제주에서 제 골을 보고 어머니가 엄청 우셨다"고 뒷얘기를 털어놨다. 장성원은 "형들이 우스개 소리로 은퇴 전에 골은 넣겠냐고 했는데 드디어 넣었다. 평생 잊지 못할 인생 경기"라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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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차의 데뷔골을 대구 선수들은 모두 자기 일처럼 기뻐했다. 장성원은 "세징야가 넣었다면 그러려니 했을지도 모른다. 못넣던 애가 넣었으니… 다들 좋아했던 것같다. 후반 44분 다들 힘든 시간대라 골 들어가면 물 마시러 가는데 (김)진혁이형이 '네가 골 넣어서 달려갔다'고 하더라. (이)근호형, (이)용래형은 밤 12시까지 맘껏 까불어도 된다면서 '까불권'을 주셨다"며 뒷얘기도 털어놨다. "대구를 떠난 선수들도 부러워할 만큼 우리 팀은 고참부터 막내까지 정말 분위기가 좋다. '빌런'이 없는 팀"이라며 또 한번 '대구라는 자부심'을 노래했다. 그는 이날 PK를 막아낸 골키퍼 'MoM'선배 오승훈에도 각별한 감사를 전했다. "승훈이형의 선방이 없었다면 제 골도 결승골이 안됐을 것이다. 서로에게 정말 고마운 '기적'같은 경기였다"고 돌아봤다. "승훈이형이 이제 '억제기(나올 때마다 패배에 일조하는 사람)'가 없어졌다면서 우리 팀 흐름을 탈 일만 남았다고 하셨다"며 한여름 대구의 상승세에 기대감을 표했다. 대구는 11일 오후 7시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리는 K리그1 22라운드 홈경기, 강원전에서 연승에 도전한다.
6년 만의 봉인 해제, 골과 함께 자신감도 돌아왔다. K리그 통산 85경기 1골 8도움을 기록중인 장성원은 "올해 목표는 10경기 선발 포함 통산 100경기, 도움 5개 이상을 하고 싶다. 대팍에서도 골을 넣고 싶다"고 또렷히 말했다. "길게 보면 리그 베스트11도 해보고 싶다. 그렇게 된다면 국가대표도 갈 수 있지 않을까"라며 눈을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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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