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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31·토트넘)은 지난 6월 한창 떠돌던 사우디아라비아 진출에 대해 "난 아직 그 리그에 갈 준비가 안돼 있다. EPL이 좋고, 할 일이 많이 남아있다. (기)성용이형이 얘기하지 않았나. 대표팀 주장은 중국에 가지 않는다고. 지금은 내게 돈은 중요하지 않고, 좋아하는 리그에서 뛰는 게 중요하다"고 거절 의사를 내비쳤다. 이에 앞서 미국 스포츠매체 ESPN은 손흥민이 사우디 클럽 알 이티하드로부터 4년간 매시즌 3000만유로(약 421억원)를 받는 계약을 제시받았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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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국부펀드인 공공투자기금(PIF)은 리야드에 기반을 둔 알 나스르와 알 힐랄, 제다에 기반을 둔 알 이티하드와 알 아흘리 등 4개의 대형 클럽의 지분을 인수한 것이 '사우디식 축구굴기'의 시작이다. 클럽에 대한 민간 부문의 참여를 가능하게 하는 것을 포함해 추가 투자를 유치함으로써 스포츠의 성장을 장려하는 것이 목표다. 구체적으론 클럽들이 보다 전문적이고 재정적으로 지속 가능할 수 있도록 클럽들의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인프라를 업그레이드해 리그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한다. 이 점이 정부 중심의 중국 축구굴기와 다른 점이다. 사우디는 중국, 말레이시아 등 다른 아시아의 과거 실패 사례를 참고했고, 이웃나라에서 열린 2022년 카타르월드컵에서 성공 가능성을 확인했다. 2027년 아시안컵, 나아가 훗날 월드컵을 열 계획까지 세웠다.
손흥민은 직접 밝힌대로 당장은 프리미어리그에서 누비는데 모든 에너지를 쏟을 것이다. 하지만 언젠가는 다양한 선택지를 두고 고민하는 시간이 찾아올 것이다. 미래 사우디가 지금과 같은 비전을 보인다면, 사우디 진출 역시 고민해봄직하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