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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레이드(호주)=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20년을 기다렸다. 박은선(37)이 또 한 번 월드컵 무대를 밟았다. 그러나 이번에도 득점을 기록하지 못했다. 또 한 번 패배를 맛봤다.
콜린 벨 감독의 선택은 '베테랑' 박은선이었다. 그는 대한민국 여자축구를 대표하는 재능이었다. 1m82의 압도적 피지컬, 킬러 본능, 빼어난 위치 선정 능력 등을 앞세워 한국의 공격을 이끌었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이던 지난 2003년 A대표팀에 처음 승선했다. 데뷔전부터 '센세이션'했다. 홍콩과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선수권대회 조별리그 A조 경기에서 4골을 넣으며 8대0 완승을 이끌었다.
박은선은 지난 2003년 미국여자월드컵 당시 만16세 9개월의 나이에 최연소 발탁됐다. 하지만 그에게 월드컵은 아픔이었다. 브라질(0대3 패)-프랑스(0대1 패)-노르웨이(1대7 패)를 상대로 세 경기 모두 선발 출전했다. 하지만 단 한 골도 기록하지 못했다. 3전패로 첫 번째 대회를 마무리했다.
박은선과 월드컵의 인연은 여기까지인 듯했다. 그는 2019년 프랑스 대회에는 출전하지 못했다. 벨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에도 한동안 대표팀에 나서지 못했다. 아니었다. 벨 감독은 지난해 6월 캐나다 원정 경기를 앞두고 박은선을 깜짝 발탁했다. 그는 차분히 팀에 녹아들었다. 지난 4월 잠비아와의 친선 경기 1차전에서 득점포를 가동하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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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선은 지난 25일 콜롬비아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 교체로 출전했다.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박은선은 후반 24분 조소현 대신 그라운드를 밟았다. 그는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섰으나 득점을 기록하지 못했다.
다시 한 번 기회를 잡았다. 이번에는 선발이었다. 그는 모로코전 최전방 공격수로 나섰다. 한국은 박은선의 높이를 적극 활용했다. 전반 25분, 두고두고 아쉬운 장면이 나왔다. 박은선은 지소연의 크로스를 깜짝 헤더로 연결했다. 본능적으로 머리를 먼저 갖다댔다. 하지만 그의 슈팅은 모로코의 골문을 살짝 빗나갔다. 박은선은 더욱 적극적으로 나섰다. 벨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박은선 양쪽 날개를 바꿔 변화를 줬다. 추효주와 손화연을 빼가 최유리와 문미라를 넣었다. 그러나 박은선의 높이도 득점을 완성하는 데 2% 부족했다. 박은선은 후반 24분 전은하와 교체돼 경기를 마감했다.
애들레이드(호주)=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