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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디프시티스타디움(영국 카디프)=스포츠조선닷컴 이건 기자]'해트트릭' 손흥민과 '발롱 후보' 김민재까지 총출동했지만, 끝내 승리의 길은 열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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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페이지 감독의 웨일스는 3-5-2이 카드를 꺼냈다. 네이션 브로드헤드와 브레넌 존슨이 투톱을 구성했다. 존슨은 최근 토트넘행을 확정지은 그 선수다. 바로 아래 해리 윌슨을 뒀다. 조던 제임스와 에단 엠파두가 중앙에 포진됐고, 좌우에는 네코 윌리엄스와 코너 로버츠가 자리했다. 벤 데이비스와 크리스 메팜, 조 로든이 스리백을 이뤘다. 데이비스는 주장 완장을 차고 손흥민과 맞대결을 펼친다. 두 선수는 토트넘에서 한솥밥을 먹는 '절친'이다. 대니 워드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애런 램지는 벤치에 대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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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이 심상치 않자 온라인 줌 간담회까지 가졌다.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에 거주하지 않는다고 단정 짓기에는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다"면서 "이번에는 계약을 하기 전 일정 때문이었다. 지난주 아일랜드에서 개인적인 일정을 소화하며 손흥민 경기도 지켜봤다. 한국에서 지내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다. 10월 A매치를 하고, 11~12월에는 국내파 선수들도 소집할 생각이다. 한국에 있는 시간이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많은 경기를 봤다. K리그 뿐만 아니라, 연령별 대표팀, U리그, 심지어 오산고경기까지 봤다. 일반적으로 대표팀이라고 하면 많은 선수들을 관찰할 것이라 생각하는데, 실상은 30명 안팎에서 결정된다. 물론 많은 선수들이 기회를 얻고 싶어하겠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대표 선수의 기준이 있다. 우리는 아시안컵 뿐만 아니라 월드컵도 준비해야 한다. 국내에 국한되지 않고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나 뿐만 아니라 많은 코치들이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항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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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문제는 결과였다. 클린스만 감독은 4경기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3월 A매치는 지난 2022년 카타르월드컵 16강 주역들이 고스란히 나섰다. 클린스만 감독은 "변화를 줄 시간이 없다. 기존 선수들을 파악하는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했다. 콜롬비아와의 데뷔전에서는 손흥민의 멀티골을 앞세워 좋은 모습을 보이며, 호평을 받았다. 센트럴손이 통했다. 벤투 시절보다 직선적인 축구를 펼치며, 업그레이드의 가능성을 보였다. 하지만 이어진 경기들은 아쉬움 투성이었다. 특히 6월 A매치에서는 이강인의 1대1 외에는 이렇다할 공격루트를 만들지 못했으며, 수비 또한 구멍이 컸다. 물론 손흥민과 김민재가 빠졌다고 하더라도 아쉬운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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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흘러 9월 A매치의 순간이 왔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달 28일 유럽 원정에 함께할 25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손흥민 김민재 이재성 황인범 황의조 등 주축 선수 대부분이 재발탁됐다. 황희찬 조규성(미트윌란) 오현규(셀틱)는 부상 우려가 제기됐지만 A매치 소집 때까지는 회복할 수 있다고 판단, 다시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왼쪽 대퇴사두근(허벅지 근육)을 다친 이강인은 제외됐다. 클린스만 감독은 "선수들의 부상은 A매치 준비의 가장 큰 변수다. 이강인이 조속히 회복되어 소속팀에 빠르게 적응하고 아시안게임에도 정상 컨디션으로 참가할 수 있기를 바란다. 다행히 조규성과 황희찬의 경우 소속팀과 계속 소통하면서 이번 소집 합류에 무리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에 명단에 포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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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양현준 이동경 강상우가 발탁된 가운데 소집 기간이 겹치는 아시안게임 대표팀 일부 선수들에 대한 '교통정리'도 이뤄졌다. 설영우 홍현석이 클린스만호에 이름을 올린 대신 백승호 송민규 정우영은 황선홍호의 창원 훈련에 처음부터 참가할 수 있도록 유럽 원정에는 제외했다.
국내파는 3~4일 나뉘어 출국했다. 이기제 김준홍 김주성과 차두리 코치, 이재홍 피지컬 코치가 3일에 김영권 조현우 설영우 이동경 정승현 안현범 문선민 이순민은 4일 영국으로 향했다. 유럽 및 중동에서 뛰는 선수들 일부는 먼저 현지에 모여 훈련에 돌입했다. 황의조 김지수 황인범 김승규는 카디프시티에서 담금질에 나섰다. 클린스만 감독과 손흥민 등이 현지러 가세하며 완전체가 만들어졌다. 국내의 좋지 않은 분위기를 의식한 탓인지 클린스만 감독은 예전과 달리 적극적으로 훈련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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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벨기에 헨트의 홍현석은 3일 클뤼프 브뤼헤전서 2골을 몰아쳤고, 조규성도 4일 오르후스전서 덴마크 진출 이후 첫 도움을 기록했다. 8월초 종아리 부상으로 한 달 가까이 결장했던 오현규는 3일 레인저스와 '올드펌 더비'에 출전해 1달 만에 복귀전을 치렀다. 양현준도 경기에 나서 날카로운 모습을 보였다. '괴물 수비수'로 불리는 김민재 역시 3일 열린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전서 시즌 개막 후 처음으로 풀타임을 소화하며 건재를 알렸다.
이강인을 제외한 유럽파 선수들이 대거 상승 곡선을 그리는 점은 웨일스전을 앞둔 클린스만 감독에게 반가운 소식이었다. 더욱이 유럽에서 치러지는만큼, 유럽파 선수들에게 이동 문제도 없다. 클린스만 감독 부임 후 최상의 전력, 더이상의 변명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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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동석한 '캡틴' 손흥민은 책임감을 강조했다. 손흥민은 올 시즌 대표팀 뿐만 아니라 토트넘에서도 주장 완장을 찬다. 손흥민은 박지성 이후 처음으로 EPL 공식 주장이 된 한국인이 됐다. 그는 "주장이 된다는 것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나는 그것을 증명해야 한다. 경기장 안팎에서 팀의 리더가 될 수 있다는 것을 팀과 동료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그는 "선수들의 실수로 지난 4경기에서 승리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내일 경기가 어떤 의미인지 잘 안다. 우리 플랜대로 잘 진행해서 경기를 꼭 승리로 장식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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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19분에서야 첫 슈팅을 날렸다. 여러차례 볼을 이어받은 후 손흥민이 아크정면에서 오른발슛을 시도했다. 수비를 맞고 나왔다. 홍현석과 이재성이 수시로 좌우를 바꿔가며 기회를 엿봤다. 하지만 공격에서의 세밀함이 부족했다. 중앙과 수비 숫자를 늘린 웨일스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측면에서 활로를 살리지 못하다보니 파괴력이 떨어졌다. 조규성이 부지런한 움직임으로 공간을 만들었지만, 이 공간을 가져가지 못했다.
수비에서도 허리진과 수비의 공간이 넓어 상대를 효과적으로 막아내지 못했다. 허리쪽에서 갑자기 선수를 놓치며, 위기를 자초했다. 29분 코너킥 상황에서 데이비스에게 헤더를 허용했다. 떴다. 한국은 정승현과 설영우의 태클로 웨일스의 공격을 아슬아슬하게 막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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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일스는 곧바로 윌슨이 아크 정면에서 날카로운 왼발슈팅을 날렸다. 김승규 골키퍼가 잘 막아냈다. 한국도 반격에 나섰다. 44분 손흥민이 오른쪽에서 크로스를 올렸다. 날카로운 궤적을 그렸지만 조규성 앞에서 상대에 막혔다. 막판 분위기를 바꾼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였다. 결국 전반은 0-0으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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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 손흥민의 날카로운 슈팅이 나왔다. 이기제가 왼쪽에서 가운데로 볼을 보냈다. 조규성이 백힐로 손흥민에게 바로 연결했다. 손흥민이 지체없이 왼발슛을 시도했다. 떴다. 14분에는 황인범이 오른쪽에서 가운데로 돌파하며 왼발슛을 날렸다. 골대를 살짝 빗나갔다. 15분 웨일스가 두번째 변화를 택했다. 윌리엄스와 윌슨, 제임스가 빠지고 애런 램지와 웨스 번즈, 조슈아 시한이 투입됐다. 한국도 변화를 줬다. 홍인범 대신 이순민이 투입됐다. 이순민은 A매치 데뷔전이다. 홍현석 대신 황희찬도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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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반격에 나섰다. 25분 이재성과 설영우가 오른쪽을 공략했다. 설영우가 오른쪽에서 크로스를 올렸지만 뛰어들던 조규성에게 연결되지 않았다. 한국이 또 다시 변화를 택했다. 조규성 대신 황의조가 들어가, 최전방에 변화를 줬다. 웨일스는 계속해서 기회를 만들었다. 번즈가 왼쪽을 돌파했다. 오른발 감아차기를 시도했지만 떴다. 클리스만 감독은 38분 이재성 대신 양현준까지 투입했다. 근육에 경련이 일어난 박용우의 자리에는 이동경(울산)이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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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디프시티스타디움(영국 카디프)=스포츠조선닷컴 이건 기자 bbadagu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