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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춤하던 1강' 김천 상무의 추가시간 드라마, 최종전서 짜릿한 역전 우승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23-11-26 17:05 | 최종수정 2023-11-26 17:05


'주춤하던 1강' 김천 상무의 추가시간 드라마, 최종전서 짜릿한 역전 우…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김천=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었다. 김천 상무가 짜릿한 역전 우승을 완성했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김천 상무는 26일 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서울 이랜드와의 '하나원큐 K리그2 2023' 최종전에서 전반 37분 김현욱의 결승골을 앞세워 1대0으로 승리했다. 올 시즌 최종 22승5무9패(승점 71)를 기록, 짜릿한 역전 우승을 완성했다.

그야말로 극적인 우승이었다. 김천은 이날 경기 전까지 부산 아이파크와 승점 1점을 사이에 두고 우승 경쟁을 했다. 부산이 1위, 김천이 2위였다. 김천은 승리 뒤 같은 시각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부산 아이파크와 충북청주의 결과까지 지켜봐야 했다. 김천은 전반 37분 골을 넣고 리드를 잡았다. 부산은 후반 23분 페신의 득점으로 리드를 잡았다. 우승 경쟁은 부산의 승리로 막을 내리는 듯했다.

김천은 부산보다 6분 먼저 경기를 마감했다. 준우승으로 생각하고 6기 전역식을 진행하고 있었다. 바로 그때였다. 청주가 후반 추가 시간 조르지의 득점으로 1대1 무승부를 기록했다. 김천의 홈 구장은 그야말로 축제의 현장으로 바뀌었다. 전역식을 미루고 경기를 지켜보던 팬들은 우승을 기뻐하며 환호했다. 이로써 김천(승점 71)은 부산(승점 70)을 승점 1점 차로 누르고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김천은 지난해 K리그1 최종 11위에 머물렀다.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패하며 K리그2로 추락했다. 하지만 1년 만에 K1 무대로 복귀하게 됐다.


'주춤하던 1강' 김천 상무의 추가시간 드라마, 최종전서 짜릿한 역전 우…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김천은 올 시즌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였다. 각 팀에서 핵심으로 뛰던 선수들이 대거 합류하며 강력한 스쿼드를 꾸렸다. 개막 전 예상에서 자타공인 '1강'으로 꼽혔다. 변수는 있었다. 군 팀의 구조적 문제인 '입대와 제대'의 반복이었다. 선수단 조직력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중심을 잡을 리더십의 부재였다. 올 시즌을 앞두고 그동안 팀을 이끌었던 김태환 감독이 떠났다. 국군체육부대 사정상 새 감독은 6월에나 선발할 수 있는 상이었다. 성한수 코치가 감독대행으로 팀을 이끌었다. 예고된 감독 교체, 팀 분위기에 물음표가 붙을 수밖에 없었다.


'주춤하던 1강' 김천 상무의 추가시간 드라마, 최종전서 짜릿한 역전 우…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주춤하던 1강' 김천 상무의 추가시간 드라마, 최종전서 짜릿한 역전 우…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뚜껑을 열었다. 김천은 개막 2경기에서 충남아산-충북청주를 잡고 연승을 달렸다. 하지만 이내 들쭉날쭉한 경기력으로 흔들렸다. 특히 5월 이영재 권창훈 김지현 강윤성 등 기존 선수 제대 시기 '휘청'했다.

김천은 흔들렸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정정용 감독을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하며 새 단장에 나섰다. 정 감독은 2019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준우승을 합작했던 조영욱 등과 재회하며 시너지를 냈다. '슈팅몬스터' 조영욱은 정 감독 부임 뒤 7연속 득점포를 가동하는 등 펄펄 날았다. 김천은 7월 19일 선두에 올라선 뒤 9월 2일까지 1위 자리를 지켰다.


'주춤하던 1강' 김천 상무의 추가시간 드라마, 최종전서 짜릿한 역전 우…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위기가 찾아왔다. 조영욱이 항저우아시안게임에 출전하며 공백이 생겼다. 주축 선수 일부도 부상으로 이탈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김천은 부산의 거센 추격을 이겨내지 못하고 2위로 한 단계 내려앉았다. 물러서지 않았다. 김천은 '도전자 자세'로 부산을 추격했다. 조금씩 승점 차를 좁히며 매섭게 따라갔다. 두 팀은 승점 1점을 사이에 두고 치열한 순위 경쟁을 벌였다.


'주춤하던 1강' 김천 상무의 추가시간 드라마, 최종전서 짜릿한 역전 우…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운명은 최종전에서야 가려졌다. 경기 전 정 감독은 "선수들에게 '다른 생각하지 말자. 끝날 때까지 홈 팬들께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게 우리의 일'이라고 말했다. 그 다음은 하늘에 맡길 것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운명이다. 조바심 낼 것 없다"고 말했다.

킥오프. 양 팀 모두 올 시즌 마지막 정규리그 승리를 위해 이를 악물고 달렸다. 김천은 이영준 정치인, 이랜드는 송시우, 츠바사가 연달아 슈팅을 날리며 상대 골문을 노렸다. 선제골의 주인은 김천이었다. 전반 37분 역습 상황에서 이유현이 빼준 공을 김현욱이 강력한 중거리슛으로 득점을 완성했다. 김현욱은 올 시즌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첫 득점에 성공했다.

리드를 지키려는 김천과 경기를 뒤집으려는 이랜드의 팽팽한 기싸움이 벌어졌다. 리드를 지키려는 김천과 경기를 뒤집으려는 이랜드의 팽팽한 기싸움이 벌어졌다. 김천의 뒷심이 더욱 강했다. 마지막까지 '한 골'을 지키며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다. 다음 시즌 K리그1 티켓도 거머쥐었다.


김천=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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