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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국대 미드필더 백승호(27·버밍엄시티)와 백승호 부모는 잉글랜드 여름 이적시장 마감일인 현지시각 8월30일 늦은 밤까지 전화기가 울리기를 기다렸다. 잉글랜드 2부 챔피언십에 속한 리즈 유나이티드와 셰필드 유나이티드가 버밍엄측에 백승호 영입 제안을 한 상태였다. 버밍엄 구단이 'OK' 사인을 내려주길 바랐다. 버밍엄측이 이미 판매 불가 방침을 정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이적시장 문이 닫히기 전까지 끝내 전화기는 울리지 않았다.
백승호는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변화를 모색했다. 평소 꿈꾸던 유럽의 더 큰 무대, 꾸준한 국가대표팀 발탁, 두 가지 목표를 위해선 3부리그를 벗어나야 한다고 판단했다. 지난시즌 버밍엄에서 중앙 미드필더와 수비형 미드필더를 오가며 안정적인 볼 처리 능력을 선보인 백승호는 리즈, 셰필드를 비롯해 헐시티, 스토크시티 등 챔피언십 구단 사이에선 '인기남'이었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도 러브콜을 날린 팀도 등장했다. 희망이 부풀어올랐다. 특히, 프리미어리그 재승격을 노리는 리즈는 200만파운드(약 35억원)라는 적지 않은 이적료를 책정했다. 백승호와 개인 조건까지 미리 맞추는 등 영입에 상당히 적극적이었다는 후문이다. 리즈 감독은 노리치를 두 번이나 EPL로 승격시킨 다니엘 파르케였다. 올 시즌 챔피언십 4라운드째 무패를 질주 중인 리즈는 유력한 승격 후보. 리즈와 함께 EPL로 진출하는 그림이 이상적이었다. 버밍엄으로서도 '공짜'로 데려온 선수를 6개월 써먹고 '35억원'에 팔 수 있는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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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호는 이 시련 또한 담담히 받아들이고 있다. 백승호는 바르셀로나 유스 시절이던 2013년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3년간의 공식대회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고, 2021년 전북 입단 과정에선 불필요한 합의서 논란에 휘말리는 등 산전수전을 겪었다. 중요 국제대회를 앞두고는 번번이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커리어 반등을 이뤄내고 유럽 무대에도 재진출한 백승호는 속도보다 중요한 것이 방향이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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