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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우리는 모두 하나!' 발달장애인과 비장애인, 국내팀과 해외팀 선수들이 피치 위에서 따뜻하게 화합하는 시간을 가졌다.
에버턴의 스페셜 선수 앤드류 세틀은 "나는 자폐증을 앓고 있다. 처음에는 내향적인 성격이었지만, 통합축구를 시작하면서 다른 친구들과 같이 축구를 할 수 있다는 사실에 자신감이 생겼다"며 "7년 전 인천과 통합축구 친선전을 위해 한국을 찾은 적이 있다. 일생에 한번 올까말까한 기회가 와서 고민없이 한국행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세틀은 에버턴전에서 멀티골을 넣은 손흥민(토트넘)뿐 아니라 과거 크리스탈팰리스에서 뛴 이청용(울산)을 알고 있었다. "중앙 미드필더로 우리 에버턴을 상대했던 기억이 있다. 실력에 비해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리버풀 출신으로 4년째 포항에 거주 중인 클레어(29)씨는 아버지가 응원하는 에버턴이 한국을 찾았다는 소식에 직접 부여를 찾았다. 그는 "풋살장에서 친해진 포항 통합축구팀 감독님 덕에 통합축구의 존재를 알게 됐다. 직접 와서 보니 분위기가 너무 좋다. 축구 대회를 위해 한국까지 온 에버턴 선수들이 대단한 것 같다. 앞으로 통합축구 대회를 응원하는 분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내팀은 연고 지역 통합축구팀과 연계를 통해 팀별 최대 25명 선수단으로 구성했다. 스페셜 선수 10명, 파트너 선수 10명, 코칭스태프 5명이다. 파트너 선수는 기존 통합축구팀 소속 선수 혹은 공개 테스트를 통해 모집했다. 구단 코칭스태프가 참가해 통합축구팀 선수단 대상 훈련을 진행하고, 유니폼 및 용품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경남 대전 부산 제주 등 4개 구단은 2021년 초대 대회부터 꾸준히 참가했다. 프로축구연맹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대회에 직접 참가하는 열의를 보였다. 연맹 구단지원팀 김종민 프로는 "작년에 비해 대회 규모가 커지고 해외 팀까지 참가한 더 큰 교류의 장이 되어서 좋다. 발달장애인 분들과 한 팀을 이뤄서 경기를 뛰는 게 의미있는 경험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반 직원이 중심이 된 연맹은 대전하나를 1대0으로 꺾고 '역대 첫 승'을 거둔 점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남녀 혼성으로 구성된 PSG는 유럽 빅클럽답게 홈, 원정 유니폼을 모두 준비했다. 에버턴의 스페셜 선수 세틀은 부산전에서 골을 넣고 과거 에버턴에서 활약한 호주 공격수 팀 케이힐의 전매특허인 복싱 세리머니를 선보이며 대회 분위기를 달궜다. 구단이 직접 통합축구팀 선수를 발굴, 육성한다는 가고시마는 11전 전승을 거두는 압도적인 실력을 과시했다. 누구 하나 짜증을 부리거나, 심판 판정에 항의하지 않았다. 승패가 갈린 뒤에도 진심을 다해 승자를 축하해주고, 패자를 위로했다. 경기가 끝나면 상대팀 벤치에 고개를 숙여 예를 갖추고, 다같이 어울려 사진을 찍었다. 이틀 동안은 모두가 승리자였다.
부여=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