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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위르겐 클롭 감독의 현장 복귀에 대한 독일의 반응은 차갑다.
클롭은 레드불 부임 이후 "25년간 축구계에 몸담았던 제가 이런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돼 이보다 더 기쁠 수 없다. 역할은 바뀌었지만 축구와 축구를 만드는 사람들을 향한 저의 열정은 변하지 않았다. 글로벌 수준의 레드불에 합류해 우리가 가진 놀라운 축구 재능을 개발하고 향상시키고 지원하고 싶다"라며 부임한 소감을 밝혔다. 레드불은 분데스리가 RB라이프치히를 포함해 레드불 잘츠부르크,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뉴욕 레드불, 브라질 리그 레드불 브라간티노를 보유한 축구 그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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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나는 여전히 평범한 사람이지만, 너무 오랫동안 평범한 삶을 살지 못했다. 나는 정상적인 삶을 살기에 너무 나이가 들기까지 기다리고 싶지 않다. 지금이 내게 딱 맞는 순간이고, 내년에는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기에 구단에도 딱 맞는 순간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사임을 결정한 이유로는 평범한 삶을 꼽았다. 하지만 클롭은 불과 몇 달 만에 레드불 글로벌 사커 책임자로 부임하게 됐다.
리버풀에서도 엄청난 위상을 자랑하지만, 클롭은 독일을 대표하는 명장에서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2001년 마인츠에서 감독으로 부임하며 지도자 경력을 시작한 클롭은 마인츠의 2003~2004시즌 분데스리가 승격, 2006~2007시즌 분데스리가2 강등 등 독일 무대에서 여러 기쁨과 슬픔을 동시에 느끼며 감독직을 이어갔다.
마인츠에서 클롭의 지도력에 주목한 도르트문트가 클롭을 품었다. 2008년 도르트문트에 부임한 클롭은 바이에른 뮌헨이 독주하던 분데스리가 우승 행진을 끊어내고, 2010~2011시즌과 2011~2012시즌 분데스리가 우승을 차지하며 도르트문트의 2010년대 최고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이후 클롭과 도르트문트는 2012~2013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결승까지 오르며 유럽을 놀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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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불은 지난 2009~2010시즌 독일 5부리그 팀인 SSV 마크란슈태트를 인수하며 본격적으로 독일 축구계에 발을 들였다. 분데스리가 승격이 목적이었던 레드불은 인수 즉시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단 7년 만인 2016~2017시즌 1부로 승격했다. 다만 문제가 있었다. 분데스리가 '50+1' 규정이었다. 독일의 프로축구 구단은 비상업·비영리단체가 51% 이상의 구단 지분을 보유하게해 과반수 이상의 의결권을 가진 팬들이 팀에 전반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며 팀이 외부 자본으로부터 흔들리는 것을 막기 위한 규정이다.
레드불은 이를 교묘하게 빠져나갔다. 레드불은 자체 최대인 49%의 지분을 보유한 뒤, 나머지 51%의 지분을 레드불 수뇌부를 포함 몇 명의 관련자들에게만 팔아 의결권을 장악, 자신들의 공격적인 투자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공고히 했다. 이는 무려 14만명에 달하는 의결권이 팬들에게 있는 도르트문트와 같은 구단과 대비되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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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에 이번 클롭의 결정에는 많은 비판이 쏟아졌다. 더욱이 시민들의 영향력이 대단한 도르트문트에 몸담았던 그가 레드불을 택한 것은 완전히 기존 선택과는 반대되는 행보였기에 팬들의 실망감은 컸다.
클롭의 현장 복귀에 대한 많은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클롭 감독이 당장 여론을 반전시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