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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발롱도르 위너' 로드리(맨시티)가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상까지 품을까.
맨시티 소속의 로드리와 엘링 홀란, 바르셀로나의 라민 야말, 레버쿠젠의 플로리안 비르츠도 뽑혔다. 비유럽팀 소속으로는 유일하게 미국 메이저리그사커에서 뛰는 'GOAT'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가 이름을 올렸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뛰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지난해에 이어 이번에도 후보에 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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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생 선수가 발롱도르를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로드리는 1996년생이다. 1985년생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5회)와 1987년생 리오넬 메시(8회)가 장기간 독식했고, 이변을 일으킨 루카 모드리치는 1985년생, 카림 벤제마는 1987년생이었다. 로드리는 이번 수상으로 맨시티 구단 역사상 첫 발롱도르 위너가 됐다. 2008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이후 16년만에 탄생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거 발롱도르 수상자기도 했다.
발롱도르의 최종 선택은 로드리였다. 로드리는 의심할 여지 없는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다. 최고의 선수들이 즐비한 맨시티지만, 로드리를 대신할 선수는 없다. 펩 과르디올라식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언제나 강력한 맨시티지만, 로드리 부재시 성적은 썩 좋지 않을 정도다. 맨시티는 로드리가 선발 출전한 경기에서 52경기 연속으로 패하지 않았다. 로드리가 맨시티 입단 이후 출전한 EPL 174경기에서 맨시티는 단 19패만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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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7월 맨시티에 합류한 로드리는 2021~2022시즌 공식전 46경기를 뛴 것을 빼고는 2019~2020시즌 52경기, 2020~2021시즌 53경기, 2022~2023시즌 56경기, 2023~2024시즌 50경기 등을 포함해 맨시티에서 지난 5시즌 중 무려 4시즌을 50경기 이상 소화했다. 중원을 든든히 지킨 로드리의 활약을 앞세워 맨시티는 알렉스 퍼거슨 감독 시절 맨유도 달성하지 못한 전무후무한 EPL 4연패를 이뤄냈다.
로드리는 스페인 대표팀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맡으며, 유로2024 우승으로 이끌었다. 로드리는 대회 최우수 선수로 선정됐다. 로드리는 눈에 잘 띄지 않는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뛰지만, 이같은 능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발롱도르에서 5위에 올랐다. 올 시즌 더욱 강력한 후보로 꼽혔고, 수비형 미드필더로 발롱도르를 받는 놀라운 역사를 이뤄냈다.
게임상에서도 능력을 인정받았다. 로드리는 EA스포츠 축구 게임 역사상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수비형 미드필더가 됐다. 로드리는 최근 공개된 EA스포츠 FC25에서 오버롤 91을 받았다. 89에서 91로 상승했다. 오버롤 90의 해리 케인, 케빈 더 브라이너, 비니시우스, 벨링엄을 앞서고, 엘링 홀란, 음바페와 동률을 이뤘다. 수비형 미드필더는 게임 특성상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려운데, 로드리는 이를 뛰어넘었다.
당초만 하더라도 가장 유력한 발롱도르 후보는 비니시우스였다. 스페인 현지에서는 지난달부터 비니시우스가 발롱도르 수상을 확정지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각종 베팅 업체들 역시 비니시우스의 수상 가능성을 높게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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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초유의 2000년대 수상자가 예상됐지만, 막판 요동쳤다. 비니시우스가 발롱도르 수상식에 불참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기류가 묘해졌다. 비니시우스를 포함해, 주드 벨링엄, 킬리앙 음바페,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 등 레알 마드리드 선수단 전체가 이번 발롱도르 시상식에 불참했다. 레알 마드리드 측은 비니시우스가 실력이 아닌 외부 요인에서 밀렸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레알 마드리드는 "비니시우스가 수상하지 못하면 다니 카르바할이 받아야 한다. 그렇지 못하다면 발롱도르와 UEFA는 레알 마드리드를 존중하지 않는 게 분명하다"고 했다.
후폭풍은 대단했다. 브라질은 발칵 뒤집혔다. 정재계가 나설 정도였다. 레알 마드리드 출신 선수들도 부당하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결국 발롱도르의 총책임자인 뱅상 가르시아가 나섰다. 가르시아는 레퀴프를 통해 "레알 마드리드 팀 동료들이 비니시우스의 발롱도르 수상 가능성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그는 "발롱도르 수상자는 100명의 기자들의 투표로 결정된다. 레알 마드리드 선수인 벨링엄과 카르바할이 상위 후보 4위 안에 포함됨에 따라 비니시우스의 표가 분산됐을 것"이라며 "이에 비니시우스가 표를 잃었다"고 했다. 이어 "레알 마드리드나 맨시티 중 그 누구도 수상자를 알지 못했다는 점은 보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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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여자 최우수 선수 후보는 아이타나 본마티, 살마 파라유엘로(이상 바르셀로나) 등 총 16명가 이름을 올렸다. 미국프로농구(NBA)에서 '악동'으로 유명했던 데니스 로드먼의 딸 트리니티 로드먼(워싱턴)은 가장 눈길을 끄는 이름이다. 파리 올림픽 챔피언 미국이 가장 많은 5명을 배출한 가운데, 지난해 여자 월드컵 우승팀 스페인이 4명, 잉글랜드가 3명 등 강호들이 대부분 후보를 배출했다.
올해의 남자팀 감독 후보는 카를로 안첼로티(레알 마드리드), 리오넬 스칼로니(아르헨티나), 루이스 데라 푸엔테(스페인), 페프 과르디올라(맨시티), 사비 알론소(레버쿠젠) 감독이 포함됐다. 여자 감독상은 첼시에서 지소연을 지도했던 에마 헤이스 감독, 이케다 후토시 일본 대표팀 감독 등 8명이 경쟁한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