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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믿을 수 없는 일이다.
전북은 안방에서 K리그1 2경기를 치렀다. 그러나 전주성의 상태는 심각했다. 강추위로 언 그라운드 사정은 차치하고, 곳곳에 흙바닥이 드러날 정도로 그라운드 관리 상태는 엉망이었다.
전북은 AFC 공문 접수 후 '최대한 잔디를 보식해 홈 경기를 치르겠다'는 뜻을 전했다. 그러나 이미 언 그라운드에 잔디를 보식해도 정상적인 경기를 치를진 미지수였다. 경기가 채 1주일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잔디 보식이 제대로 이뤄질지도 불투명한 게 사실. 결국 돌아온 답은 '노'였다.
전북은 'K리그 리딩 클럽'이다. K리그 최다 우승 및 아시아챔피언스리그를 두 번이나 제패한 구단이다. 이럼에도 안방 관리를 제대로 못해 연고도 없는 지역에서 중립경기를 치러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다. 전북 뿐만 아니라 연고지이자 경기장 관리 주체인 전주시도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 전북 팬들에겐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거스 포옛 감독 체제로 출발한 올 시즌의 전북은 희망가를 부르고 있다. ACL2와 K리그1까지 총 4경기를 치른 가운데 3승1무로 순항 중이다. 과감한 전진패스와 속도 넘치는 경기 운영으로 특유의 팀 컬러인 닥공(닥치고 공격)을 살려가는 와중이다. 그러나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안방이 아닌 중립구장에서 클럽대항전을 치르는 지경에 이르렀다
전북은 경기력 외에도 마케팅 측면에서도 리딩 클럽으로의 도약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홈구장 관리 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현실 속에 이런 다짐은 공허한 메아리로 들릴 수밖에 없다. 이런 현실을 홈 팬 뿐만 아니라 모기업에 과연 어떻게 설명할 지도 미지수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