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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주장 내려놓고, 로테이션 받아들여라'
여기에 언급된 선수들은 순서대로 손흥민과 이브 비수마, 로드리고 벤탄쿠르, 브리안 힐이었다. 팀내 비중 순서라고 해석하면 될 듯 하다. 팀 토크는 이 4명 선수들의 현재 가치와 미래 팀 역할 등을 언급하며 최종적으로 '잔류(Keep)'와 '매각(Sell)'의 표시를 붙였다. 손흥민과 벤탄쿠르는 '잔류(Keep)'로 분류했고, 비수마와 힐은 '매각(Sell)'으로 판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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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지난 달 입스위치타운을 상대로 치른 리그 26라운드 경기에서 2개의 도움을 추가하며 이번 시즌 공식전 10골-10도움을 달성했다. 개인통산 5번째 '10골-10도움' 시즌이다. EPL에서는 통산 326경기를 치러 126골-71도움을 작성 중이다. EPL 역사상 11번째 '70골-70도움' 클럽 가입 선수다.
이렇듯 여전히 팀의 핵심이자 뛰어난 업적을 쌓아온 손흥민을 잔류시키는 것은 지극히 상식적인 일이다. 그래서 이미 지난해 여름부터 토트넘 구단이 손흥민과 장기 재계약을 체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던 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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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토트넘 수뇌부는 좀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결국 지난 1월이 돼서야 재계약 대신 기존에 갖고 있던 1년 연장 옵션을 사용해 계약 기간을 2026년 6월까지 연장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손흥민의 향후 거취가 초유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손흥민을 계속 남겨둬야 한다는 의견과 이적료를 최대한 부풀려 팔아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는 형국이다. 일부 매체들은 손흥민 스스로가 토트넘과의 관계를 끊고 우승의 꿈을 이루기 위해 떠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팀 토크는 토트넘 구단이 먼저 나서 손흥민을 잔류시켜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그런데 그 이유라는 것이 황당하다. 손흥민을 너무나 깎아내리고 있다.
이 매체는 '손흥민이 예전만큼 강하지 않다는 사실은 숨길 수 없다. 더 이상 예전의 맹렬한 속도를 내지 못하고 마무리도 예전만큼 정확하지 않다'고 깎아내렸다.
이어 '그럼에도 손흥민을 남겨둬야 할 가치는 있다. 현실적으로 이번 여름에 매각하려고 해도 많은 이적료를 받을 수는 없을 것이다. 7월에 만 33세가 되고, 전반적인 폼도 하락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라커룸에서 인기가 많기 때문에 공격의 로테이션 역할로 남아준다면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는 좋은 일이다. 또 토트넘이 더 나은 경기장 리더십이 필요하기 때문에 손흥민은 주장직은 내려놔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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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토크이 이런 주장을 하는 이유는 손흥민의 나이와 기량 저하 때문이다. 이번 시즌에 떨어진 공격포인트를 그 근거로 들고 있다. 물론 손흥민이 전 시즌에 비해 다소 부진한 건 사실이다. 그러나 이걸 무조건 '나이' 때문이라고 할 순 없다. 부상자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손흥민에게 과도한 임무를 부여한 후유증에 가깝다.
심지어 이전 시즌에 비해 성적이 떨어졌다고 해도 여전히 팀내에서 상위권의 공격력을 보유중이다. 손흥민은 리그 6골-9도움으로 15공격포인트를 기록 중이다. 득점력은 확실히 떨어진 게 맞다. 그래도 여전히 팀내 5위다. 대신 도움은 팀내 1위이자 리그 톱 5다. 공격포인트(15개)는 리그 10위다. 결코 팀 토크의 묘사처럼 '퇴물'취급을 받을 수준이 아니다.
게다가 득점이 줄어든 것도 오로지 손흥민의 탓만 할 수는 없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변칙적인 선수 기용방식, 손흥민에 대한 지나친 기대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지난 27일 맨체스터 시티와의 홈경기 때 손흥민을 선발에서 제외한 뒤 후반 22분에야 겨우 투입해 30여분 남짓 뛰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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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팀 토크는 단순히 결과만 놓고 일방적으로 손흥민의 기량 퇴보를 지적하며, 주장 완장 뿐만 아니라 주전까지도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매우 악의적인 분석이 아닐 수 없다. 손흥민이 토트넘을 반드시 떠나야 할 또 하나의 이유가 생겼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