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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돌고 돌아 찾아온 첫 승이다.
경남 데뷔 승리기도 한 이날 승리는 이 감독에게 큰 의미를 갖는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인 이 감독은 '준비된 지도자'로 불렸다. 은퇴 후 현역시절 뛰었던 튀르키예 트라브존스포르에서 지도자 연수를 받은 이 감독은 강원 스카우트로 복귀해, 코치로 활약했다. 2015년 청주대 코치로 자리를 옮긴 이 감독은 2016년 FC서울 2군 코치로 합류하며, 착실히 지도자 수업을 했다.
2018년 4월 당시 황선홍 감독이 자진 사퇴하며, 감독 대행 자리를 통해 마침내 기회를 얻었다. 카리스마와 섬세함을 갖춘 이 감독에 대한 서울의 기대는 컸다. 홈 데뷔전에서 '슈퍼매치 라이벌' 수원 삼성을 잡는 등 순항하는 듯 했지만, 이후 부침 있는 모습을 보였다. 22경기에서 6승7무9패에 머물며, 팀의 하위스플릿행을 막지 못했다. 결국 대행 꼬리표를 떼는데 실패하며, 서울과 작별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마침내 찬스가 왔다. 경남의 지휘봉을 잡았다. 예능 출연료 보다 훨씬 적은 연봉이었지만 개의치 않았다. 현실은 더욱 열악했다. 구단 내부 사정으로 제대로 된 지원조차 받지 못했다. 선수단 식사마저 문제가 생길 정도였다. 매순간이 한숨이었다. 지난 시즌 12위에 머문 경남인만큼, 대대적 변화가 불가피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이 감독의 답은 훈련이었다. 훈령량만큼은 어디에도 뒤지지 않겠다는 각오로, 구슬땀을 흘렸다.
개막 전 최하위급 전력이라는 평가 속, '우승후보' 인천과 개막전을 치렀다. 패했지만, 첫 실점을 허용한 80분까지 수비 조직은 나쁘지 않았다. 한층 자신감이 오른 상태에서 치른 부산전에서 승리에 성공했다. 돌고 돌아 정식 감독으로 마침내 프로 무대 승리를 거머쥔 이 감독은 비로소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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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 감독과 함께 2002년 월드컵 동기인 차두리 화성FC 감독도 웃었다. 화성은 같은 날 열린 역사적인 창단 첫 K리그 홈경기에서 충남아산을 상대로 1대1 무승부를 거뒀다. 후반 40분 백승우의 동점골로, K리그 첫 골-첫 승점을 수확했다. 차 감독은 팽팽한 승부 끝 지난 시즌 2위 충남아산과 비기며, 만만치 않은 지도력을 과시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