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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변칙 라인업부터 신입생까지, 쓸 수 있는 카드를 다 썼지만 끝내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두가지 노림수가 있었다. 김 감독은 중앙이 탄탄한 김천 수비진을 상대로 연계와 침투에 능한 이승모가 낫다는 판단을 내렸다. 또 하나는 이동경 봉쇄였다. 이동경은 초반 김천의 에이스를 넘어 K리그 최고의 선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김 감독은 활동량이 많은 정승원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돌려, 이동경 마크에 나섰다.
김 감독의 의도는 맞아 떨어졌다. 정승원은 특유의 움직임으로 이동경을 막았다. 이동경은 이날 단 1개의 슈팅도 날리지 못했다. 이동경이 막히자 김천의 공격력이 반감됐다. 김천은 단 한개의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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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좀처럼 골이 터지지 않자, 둑스를 투입는 승부수를 띄웠다. 둑스는 괜찮은 움직임을 보였지만, 득점을 하기에는 완벽하지 않았다. 이날 서울은 10개의 슈팅을 날렸음에도 끝내 김천의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기자회견에 나선 김 감독은 "질 수 없는 경기였다. 우리가 준비한대로, 의도한대로 경기가 진행됐다. 하지만 골이 터지지 않았다. 결과가 아쉽다"고 했다.
한편, 경기 후 화제는 잔디로 쏠렸다. 올 시즌 이른 개막으로 불거진 잔디 문제는 이날도 계속됐다. 정정용 김천 감독은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날 단 1개의 유효슈팅을 날리지 못할 정도로 답답한 경기력을 보였던 배경에 대해 환경 문제를 거론했다. 정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생각 했던 부분이 있었는데, 경기장 환경 때문에 변칙으로 갈 수 밖에 없었다"며 "우리 게임 모델 중 하나가 후방 빌드업인데, 그라운드 때문에 실수가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전략적으로 바꿀 수 밖에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김 감독도 동의했다. 김 감독은 "이 문제는 1라운드부터 제기됐다. 상암 뿐만이 다른 경기장들도 마찬가지다. 날씨가 추워서 그라운드가 얼어 있다 보니 선수들이 위험한 상태다. 잔디가 자리잡지 않은 상황에서 경기를 하니까 빠르게 훼손되고 있다. 선수들도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린가드는 혼자 달리다 다치기 까지 했다. 위에 계시는 부분이 리그 일정 등을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나는 개막을 1월에 하든, 2월에 하든 상관없다. 다만 제반 시절이 명확하면, 유럽처럼 열선을 깐다든지, 잔디만 좋으면 상관이 없다"고 했다.
상암=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