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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구단이 시키는데로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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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리는 의심할 여지 없는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다. 최고의 선수들이 즐비한 맨시티지만, 로드리를 대신할 선수는 없다. 펩 과르디올라식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언제나 강력한 맨시티지만, 로드리 부재시 성적은 썩 좋지 않을 정도다. 맨시티는 로드리가 선발 출전한 경기에서 52경기 연속으로 패하지 않았다. 로드리가 맨시티 입단 이후 출전한 EPL 174경기에서 맨시티는 단 19패만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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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리는 스페인 대표팀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맡으며, 유로2024 우승으로 이끌었다. 로드리는 대회 최우수 선수로 선정됐다. 로드리는 눈에 잘 띄지 않는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뛰지만, 이같은 능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발롱도르에서 5위에 올랐다. 올 시즌 더욱 강력한 후보로 꼽혔고, 수비형 미드필더로 발롱도르를 받는 놀라운 역사를 이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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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니시우스는 레알 마드리드 2관왕의 주역이었다. 리그에서 15골-6도움을 올리며 우승에 힘을 보탠데 이어,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도 6골-5도움을 터뜨리며 팀에 15번째 빅이어를 선사했다. 특히 유럽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골을 기록하는 등 큰 경기마다 강한 인상을 남겼다.
사상 초유의 2000년대 수상자가 예상됐지만, 막판 요동쳤다. 비니시우스가 발롱도르 수상식에 불참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기류가 묘해졌다. 비니시우스를 포함해, 주드 벨링엄, 킬리앙 음바페,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 등 레알 마드리드 선수단 전체가 이번 발롱도르 시상식에 불참했다. 레알 마드리드 측은 비니시우스가 실력이 아닌 외부 요인에서 밀렸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레알 마드리드는 "비니시우스가 수상하지 못하면 다니 카르바할이 받아야 한다. 그렇지 못하다면 발롱도르와 UEFA는 레알 마드리드를 존중하지 않는 게 분명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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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식 후 브라질에서는 난리가 났다. 정치계까지 나섰다. 30일 영국 BBC는 '브라질 언론과 정치인들은 로드리가 비니시우스를 제치고 발롱도르 수상자로 선정된 것을 비난했다'며 '브라질 뉴스 해설자들은 비니시우스의 수상 불발을 보복 조치라 전했다. 역사상 논란이 가장 많은 결정이라고 결론지었다'고 보도했다.
비니시우스는 이번 수상 불발이 인종차별 때문이라고 판단하는 모습이다. 영국 통신사 로이터는 비니시우스 측근의 말을 빌려 '비니시우스는 인종차별에 맞선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발롱도르를 수상하지 못하더라도 계속해서 싸울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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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시아는 레알 마드리드가 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강한 불쾌감도 표시했다. 그는 "레알 마드리드가 비니시우스가 수상자가 아니란 것에 확신이 있었던 것 같다. 아마도 바르셀로나에 0대4로 패배한 엘 클라시코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레알 마드리드가 결정을 내렸을 당시, 비니시우스가 발롱도르를 수상하지 못한 사실을 100% 알고 있었는지 확신할 수 없다"라며 "나는 레알 마드리드의 부재에 매우 불쾌했다"고 했다.
그럼에도 레알 마드리드는 기회가 될때마다 발롱도르의 결정을 비난했다. 레알 마드리드 현 선수단은 물론 레전드들도 마찬가지였다. 비니시우스의 불참이 발롱도르에 대한 존중 부족이라는 비판도 꽤 컸는데, 비니시우스의 이번 발언에 따라 레알 마드리드의 결정이었다는 점에서 레알 마드리드는 더 큰 비난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