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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어디 괜찮은 통역 없나요?"
특히 K리그는 브라질 출신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영어가 아닌 포르투갈어 구사가 중요하다. 그래서 중용된 것은 '브라질 유학 1세대'였다. 한창 브라질 유학 붐이 불던 2000년대 초반, 선수로 대성하지 못한 이들이 K리그로 돌아와 통역을 맡았다. 축구에 대한 이해도가 남다른 이들은 '만점 통역'을 했다. 구체적인 전술 설명은 물론, 선수들의 심리까지 헤아릴 정도였다. 상황에 따라 의역도 하며 팀 분위기를 만들었다. 이들은 통역 외에 외국인 선수들의 매니저 등 여러 가지 업무를 맡으며, 스태프가 많지 않은 K리그 시스템에서 다양한 역할을 했다. 축구에 대한 미련, 열정으로 낮은 급여도 마다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들이 이제 나이를 먹고, 하나둘 다른 일을 찾아나서며 통역난이 시작됐다. 포르투갈어에 능통한 이를 찾다보니, 교포, 유학생, 외국어대 학생 등을 데려와야 했다. 한국말에 서투른 이를 쓰기도 했다.
하지만 당장 좋은 통역을 데려오려고 해도, 낮은 보수가 문제다. 통역만으로 생활을 영위하지 못하다보니, 다른 일에 손을 대는 통역들도 생겼다. 특정 에이전트와 연결되거나, 외국인 선수 관리 과정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K리그의 외인 쿼터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올 시즌부터 K리그1은 6명, K리그2는 5명까지 등록할 수 있다. 아시아축구연맹이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외인 쿼터를 무제한으로 풀며, 더욱 확대될 공산이 크다. 결국 통역의 역할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한 관계자는 "한 시즌 성패에 통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생각보다 크다. 지금이라도 이들에 대한 관리나 처우 개선에 대한 부분을 구단이 고민할 때"라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