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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가드도 폭발한 '얼음 잔디', 결국 손본다...서울월드컵경기장, 33억 들여 긴급 복구 "29일 홈경기까지 정상화"

박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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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3-07 10:57 | 최종수정 2025-03-07 11:04


린가드도 폭발한 '얼음 잔디', 결국 손본다...서울월드컵경기장, 33억…
사진캡처=린가드 SNS

린가드도 폭발한 '얼음 잔디', 결국 손본다...서울월드컵경기장, 33억…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서울시와 서울시설공단이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긴급 복구에 나선다.

서울시와 서울시설공단은 7일 보도자료를 내고 '29일 열리는 다음 FC서울 홈경기 전까지 잔디 상태를 정상화하겠다는 계획"이라고 전했다.

서울시와 서울시설공단은 최근 집중 포화를 맞았다. 서울월드컵경기장 상태 때문이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은 공중파로도 중계된 지난 3일 서울과 김천상무전을 치렀지만, 최악의 잔디상태를 보였다. 제대로 된 경기를 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경기 후 정정용 김천상무 감독은 "잔디 상태 때문에 우리 게임 모델을 포기하고 변칙으로 운영할 수 밖에 없었다"고 했다. 김진수(서울)도 "공이 없어도 혼자 넘어진다. 공을 차려고 하면 잔디가 말린다. 정말 창피한 수준"이라고 했다.

팔로워수만 900만명이 넘는 제시 린가드가 자신의 SNS에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 상태를 올렸다. 국제적 망신이었다.

결국 서울시설공단은 5일 이사장 주재로 경기장 잔디 문제 해결을 위한 긴급 대책 회의를 열었다. 한국영 이사장은 경기장 열선 도입과, 효창구장과 같은 제3의 구장에서 경기를 치르는 방안도 고민해보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이는 서울 팬들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수호신은 SNS를 통해 '조속한 해결을 바란다'는 내용을 전했다.

서울시와 서울시설공단이 움직였다. 우선 잔디 일부를 하이브리드 잔디로 교체하고 밀도를 높이기 위한 배토 및 파종작업을 긴급하게 진행한다. 금년에는 전년 11억 원 대비 3배 늘어난 33억을 투입해 충분한 잔디교체 물량 확보와 잔디생육을 돕는 선진기계 도입 등을 통해 선수들이 최상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잔디상태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울시와 서울시설공단은 "올해 K리그가 지난해보다 16일 앞당겨진 역대 가장 이른 2월 22일 시작되다보니 사전 준비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여기에 한파가 3월 초까지 이어지고 땅이 얼면서 잔디 뿌리내림과 생육이 불량해 곳곳에 들뜸이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서울시설공단은 "올해 K리그 조기 개막에 따른 예상 문제 등을 프로축구연맹에 지속적으로 전달하고 일정조율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우선 서울월드컵경기장 내 잔디 중 2500㎡ 이상을 하이브리드 잔디로 교체하고 잔디 밀도를 높이기 위해 5900㎡ 면적에 대해선 배토 및 잔디 파종을 진행한다.


린가드도 폭발한 '얼음 잔디', 결국 손본다...서울월드컵경기장, 33억…

린가드도 폭발한 '얼음 잔디', 결국 손본다...서울월드컵경기장, 33억…
이와 함께 잔디 생육에 도움이 되는 그라운드 통기(스파이킹)와 병충해 예방 시약, 비료 성분을 토양에 공급하는 시비 작업을 비롯해 그라운드 다짐과 관수작업도 실시한다.

긴급보수 외에도 지난해 마련한 잔디집중개선 계획을 바탕으로 연중 잔디 상태 개선 및 관리도 체계적으로 추진한다. 올해 투입예산은 전년 대비 3배 늘어난 33억 원이다.

우선 교체가 가능한 잔디를 전년(4,200㎡) 대비 3배가량 많은 1만 2,500㎡를 확보해 그라운드 잔디 상태가 좋지 않을 경우 즉각적으로 교체한다. 이는 서울월드컵경기장 총 잔디 면적(8,740㎡)의 1.4~1.5배에 달하는 물량이다.

해외 유명경기장에서도 사용 중인 선진장비를 신규·추가 도입해 잔디 생육에 필수적인 채광, 통풍을 관리하고 밀도개선 등을 통해 그라운드 품질을 철저하게 관리한다.

여름철 잔디 생육에 필요한 통풍, 공기 순환 역할을 하는 쿨링팬을 현재 고정식 8대에서 이동식과 포그 등 5대를 추가로 마련한다. 이외에도 부족한 일조량 문제를 해결할 인공 채광기, 배수불량 토양을 개선하는 에어 에어레이터 등도 새로 갖춘다.

서울월드컵경기장과 관계기관으로 구성된 거버넌스 가칭 '전국 축구경기장협의회'도 4월부터 운영한다. 협의회에서는 그라운드 관리와 복구대책, 인프라 개선 등 전반적인 문제를 논의해 서울은 물론 전국적으로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축구장 잔디관리를 위한 공동의 해결방안 마련에도 힘쓴다.

경기장 대관 방식도 개선한다. 대규모 경기장이 부족한 서울의 상황을 반영해 콘서트 등 문화행사 대관은 지속하되 잔디 보호를 위해 그라운드석 제외 대관지침을 이어나간다.

그라운드석은 제한 대관을 원칙으로 하되 잔디관리 상황 모니터링 후 생육 적기에 한해 예외 적용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린가드도 폭발한 '얼음 잔디', 결국 손본다...서울월드컵경기장, 33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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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현재 서울월드컵경기장 한지형 잔디(생육적온 15~24℃) 특성을 감안해 동절기, 하절기 구장 사용일정에 관해서도 한국프로축구연맹 등 관련 기관과도 적극적으로 협의할 예정이다.

중장기적으로는 고온다습한 서울 날씨에 맞는 잔디종에 대해서도 관계기관과 전문가, 연구기관 등의 다양한 의견을 지속적으로 청취해 도입 가능 여부 등을 검토한다.

공단 사업장, 유휴 부지를 활용해 잔디를 재배할 수 있는 공간도 추가로 발굴해 안정적인 잔디 물량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구종원 서울시 관광체육국장은 "겨울철 잔디관리가 어려운 시기에 리그 일정이 앞당겨져 제대로 된 경기장 환경을 제공하지 못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향후 잔디 교체물량 대폭 확대, 선진 장비 투입 등 투자 강화와 리그 일정 조율 등을 통해 선수들이 최상의 조건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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