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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빚더미에 앉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상황이 꽤 심각해 보인다.
총 부채 규모가 10억파운드(약 1조8737억원) 이상이다. 여기엔 다른 클럽에 지급해야 할 이적료 3억파운드도 포함돼 있다. 지난해 부채에 대한 이자로만 3700만파운드(약 693억원)를 썼다. 2005년 미국 출신의 글레이저 가문이 맨유를 인수한 뒤 무리한 투자를 계속 하면서도 성적을 내지 못하면서 골이 깊어졌다.
석유화학기업 이네오스의 회장이기도 한 래트클리프는 지난해 맨유 최대 주주로 올라선 뒤 구조조정에 나섰다. 올 초 250명의 직원을 해고한 데 이어, 지난달 200명을 추가 감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더불어 홈구장 올드 트래포드의 가장 싼 입장권을 66파운드(약 12만원)로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직원들에게 제공했던 점심 식사도 폐지하기로 했다. 프리미어리그 최다 우승팀으로 세계구급 인기를 모았던 맨유의 위상을 생각해본다면 이런 현실은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다. 래트클리프는 "맨유는 올 여름 선수 영입을 하지 않더라도 연말이 되면 현금이 바닥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재정 건전성 회복을 위해 사업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부채 이자로만 3700만파운드(약 693억원)를 쓴 것에 대한 팬들의 비난을 두고는 "이자도 비용의 일부지만, 이 클럽에서 가장 큰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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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과 부채는 뗄 수 없는 관계. 그러나 맨유처럼 기업 규모에 비해 부채가 너무 커진다면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래트클리프는 "잉글랜드 대부분의 축구 클럽이나 기업은 어떤 형태로든 부채를 지고 있다"며 "정말 수익성이 있는 클럽이라면 재정적으로 건전한 기반을 갖출 수 있다. 맨유는 그렇게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래트클리프는 맨유 지분 인수 후 클럽 창단 150주년이 되는 2028년까지 프리미어리그에서 우승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그가 약속한 시간이 불과 3년 밖에 남지 않은 가운데, 맨유의 현실은 참담해 보인다. 이에 대해 래트클리프는 "불가능한 일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목표와 목적을 갖는 건 중요한 일"이라며 "아스널, 리버풀이 다시 강팀으로 돌아오기까지 걸린 시간과 비교하면 (3년은) 짧을 수도 있다. 하지만 불가능한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근 신문 보는 게 즐겁지 않다"고 말한 래트클리프는 "변화가 많은 이들을 불편하게 하고, 일부 변화는 불쾌하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하지만 클럽을 안정적인 기반으로 되돌려 놓고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기 위해선 반드시 필요한 일들"이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내가 인기 없다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괜찮다. 당분간 그런 상황이 이어져도 신경쓰지 않는다. 내가 하는 일이 옳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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