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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테이션 하고 울산 잡았다' 대전하나 바꾼 '투자의 힘'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25-04-03 06:30


'로테이션 하고 울산 잡았다' 대전하나 바꾼 '투자의 힘'

'로테이션 하고 울산 잡았다' 대전하나 바꾼 '투자의 힘'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이게 바로 '투자의 힘'이다.

대전하나시티즌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대전은 1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울산HD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원정 경기서 3대2로 승리했다. 2라운드서 울산에 당했던 0대2 패배를 설욕했다. 5경기 무패(4승1무)를 달린 대전은 승점 16점으로 선두를 질주했다.

황선홍 대전 감독은 이날 로테이션 카드를 꺼냈다. 오는 5일 전북 현대와의 경기가 있어 이원화를 택했다. 지난 주말 광주FC전(1대1)과 비교해 5명의 선수를 바꿨다. 주전 공격수인 마사와 최건주는 부상으로 아예 명단에서 제외됐다. 대신 그간 출전 시간이 많지 않았던 구텍, 임덕근 임종은 등이 나섰다.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로테이션을 가동한 대전이 '디펜딩 챔피언' 울산을, 그것도 원정에서 잡았다. 경기 내용면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과감한 압박과 빠른 트랜지션으로 울산을 괴롭혔다. 황 감독은 적재적소마다 효과적인 교체를 통해 분위기를 바꿨다. 대전은 시티즌 시절이었던 2011년 이후 무려 14년 만에 울산 원정에서 승리를 챙겼다.

그간 뿌린 씨앗이 조금씩 꽃을 피우는 모습이다. 배고픈 시도민구단의 상징과도 같았던 대전은 2019년 하나금융그룹에 의해 인수됐다. 모기업 하나금융그룹은 축구단 지원에 진심을 보였다. 기업의 사회환원 그 이상을 추구했다. K리그 구단 운영을 통해 한국 축구 발전에 큰 획을 긋겠다는 빅피처를 그려나갔다. 대전 구단은 곧바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섰다. 상대의 견제와 '꼭 승격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발목이 잡혔던 대전은 2022년, 2전3기 끝에 K리그1 승격에 성공했다.


'로테이션 하고 울산 잡았다' 대전하나 바꾼 '투자의 힘'
K리그1에 입성한 대전은 큰 손으로 자리매김했다. 주세종, 티아고, 강윤성 김승대 김문환 김재우 김현욱, 밥신 등 국가대표 경력을 갖춘 리그 정상급 선수들을 대거 품었다. 2024년 1월 K리그 제1의 머니 파워를 자랑하던 '공룡' 울산, 전북을 따돌리고 '현역 국대' 이순민을 영입한 것은 달라진 대전을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2024년 여름, 재창단 수준의 영입전에 나섰던 대전은 올 겨울에도 기조를 이어갔다. '국대 스트라이커' 주민규를 비롯해 정재희 박규현 하창래 임종은 등을 품었다. 많은 클럽들이 군침을 흘렸던 선수들이지만, 대전은 과감한 베팅으로 영입전에서 웃었다. 타팀에서 "대전의 지갑을 당할 수가 없다"고 볼멘 소리를 할 정도였다.

그 결과, 대전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할 수 있을 정도의 '더블 스쿼드'를 구축했다. 지금 대전은 최건주 윤도영을 빼고 정재희 김인균을 투입하는 팀으로 성장했다. 스쿼드의 힘은 강력했다. 타 팀에서 주전으로 활약할 수 있는 선수들이 벤치에 자리하자, 황 감독은 승부를 걸어야 하는 후반전에 이들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발빠른 선수들이 중심이 된 대전의 후반 역습은 매우 날카롭다. 대전은 올 시즌 기록한 13골 중 8골을 후반전에 기록하고 있고, 특히 그 8골 중 5골은 후반 40분 이후에 터진 '극장골'이었다.

분위기까지 탄 대전의 흐름은 더욱 힘을 얻을 공산이 크다. 앞으로 주목할 것은 아직 대전의 투자가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대전은 이번 겨울 이적시장 막바지에도 대어급 영입을 준비했다. 여름 이적시장에는 EPL 브라이턴으로 떠나는 윤도영의 자리를 대신할 수준급 외국인 선수 영입을 노리고 있다. 함영주 구단주는 기회가 될 때마다 "우승을 목표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그의 공언 대로 대전은 한발자국씩 우승에 다가서고 있다. 로테이션을 하고도 울산을 잡은 지금의 대전이 그 증거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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