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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축구 현장 찾은 홍명보 감독 "어린 선수들 잘 성장해야 한국축구 발전, MIK 프로젝트도 잘 진행 중"[SC현장]

박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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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4-04 18:36


고교축구 현장 찾은 홍명보 감독 "어린 선수들 잘 성장해야 한국축구 발전…

고교축구 현장 찾은 홍명보 감독 "어린 선수들 잘 성장해야 한국축구 발전…

[영등포=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약간 힘이 없고, 몸싸움도 많이 밀리고…, 하지만 기본기는 잘 갖춰져 있는 저랑 비슷한 선수가 있는데요."

홍명보 A대표팀 감독의 미소였다.. 홍 감독은 4일 서울 영등포 장훈고등학교에서 열린 장훈고와 동북고의 경기를 지켜봤다. 이 경기는 고등리그 개막 경기였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에 대한 대한체육회의 인준이 보류되며, 문화체육관광부의 예산도 지원되지 않았다. 결국 초중고 리그의 개막이 지연됐다. 홍 감독은 선수들과 지도자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현장을 찾았다.

무엇보다 MIK로 불리는 한국축구기술철학을 위한 강한 의지의 표시였다. 홍 감독이 A대표팀 사령탑직을 수락한 배경에는 'MIK 프로젝트'가 있다. 그는 취임기자회견에서 "지금 한국 축구는 중요한 전환 시기에 있다. 4년 주기의 월드컵과 아시안컵 성과도 물론 중요하지만 대표팀을 중심으로 한국 축구가 장기적으로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난 연령별 대표팀 감독을 거쳤고, 전무이사로 행정을 경험한 바 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체계적인 유소년 시스템 및 적극적인 유소년 발굴이 A대표팀과 한국 축구 발전에 얼마나 크게 발전할 수 있는지 배워왔다. KFA가 발전적 방향으로 가고자 하는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선 A대표팀이 선두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밝혔다.

홍 감독은 또 "A대표팀의 발전은 K리그 및 유소년 시스템의 발전과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이뤄낼 것이다. 그 부분을 이해했기 때문에 큰 책임감이 생겼고, 개인적인 욕심이 아닌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 해보자는 결심을 하게 됐다. 이러한 점들이 내가 10년 만에 대표팀 감독으로 다시 도전하게 된 가장 중요한 내적동기였다"고 강조했다.


고교축구 현장 찾은 홍명보 감독 "어린 선수들 잘 성장해야 한국축구 발전…
대한축구협회(KFA)는 지난해 6월 한국 축구의 기술 철학과 정책, 연령별 대표팀 운영 시스템 개선안 등을 담은 'MIK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국가대표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이다. 감독이 바뀌더라도 장기적으로 유지할 수 일관된 축구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또 2033년까지 세계 '톱 10', 안정적으로 월드컵 4강에 진출할 수 있는 전력을 구축하는 미래도 제시했다.

홍 감독은 지난해 8월 MIK워크숍에 참석했다. A대표팀 대표팀 감독이 참석한 워크숍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홍 감독은 이날 MIK를 기반으로 한 축구대표팀 게임플랜을 발표했다. 3년반동안 지휘한 울산 HD의 영상분석을 통해 공격과 수비, 공격에서 수비,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시의 경기 국면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홍 감독은 6월 A매치까지 시간 여유가 있는만큼, 한국축구 엘리트 저변과 환경을 직접 파악하기 위해 직접 현장 나들이에 나섰다. 홍 감독은 취재진을 만나 " "오랜만에 어린 선수들을 보니 굉장히 기분이 좋다. 앞으로 한국 축구의 미래를 보는 듯한 느낌이 아주 좋다"고 했다. 이어 "KFA 전무로 있을때는 경기장에 참 많이 왔는데 그동안 그러지 못했다. 오늘 이렇게 나와서 보니 아주 기분도 좋고, 선수들도 정말 열심히 하는 것 같다"며 웃었다.

홍 감독은 MIK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 대해 "지난해 8월에 MIK 워크숍을 진행했고, 축구협회 자체적으로도 지난해 12월과 올해 3월에 진행했다. 이 부분에 있어 굉장히 관심이 많고, 또 이 선수들이 자라줘야지만 한국 축구가 강해질 수 있다"고 답했다. 이어 "지금 이 선수들이 현재 유럽에 나가 있는 양민혁(퀸스파크 레인저스), 배준호(스토크)와 불과 1~2년 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 이 선수들이 좋은 선수가 돼야 국가대표팀이 강해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도 유소년 축구에 관심을 기울여야"한다고 강조했다.


고교축구 현장 찾은 홍명보 감독 "어린 선수들 잘 성장해야 한국축구 발전…

홍 감독은 "MIK는 재능 있는 선수를 키우는 것도 있지만, 유능한 지도자를 키우는 프로그램도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에서 나와 교육도 시키고 하는데, 그것 역시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다. 좋은 지도자가 나와야 창의적인 선수를 잘 길러낼 수 있을 것"이라며 지도자 육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당장 6월 A매치 때 뽑을 만한 선수를 혹시라도 발견했느냐는 '농담성 질문'에 홍 감독은 "몇몇 좋은 선수들이 보인다. 향후에 아주 재능을 보이는 선수들이 있을 것 같다"고 답하며 환하게 웃었다. 그러면서 "재능을 가진 선수들이 좋은 인성과 태도를 가지고 자라느냐에 따라 많은 게 달라진다. 눈에 띄는 몇몇 선수들이 잘 자라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내가 어릴 땐 전국대회 4강에 들지 못하면 (대학에 진학하지 못해) 축구를 더는 못 하는 환경이었다"고 돌아보면서 "이렇게 리그가 생겨서 선수들이 계속 성장할 기회가 되고 있다. 이는 굉장히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랑 비슷한 선수가 하나 있다. 약간 힘이 없고, 몸싸움도 많이 밀리고…, 하지만 기본기는 잘 갖춰져 있는 선수가 눈에 띄었다"며 미소 지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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