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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3, 4도 20명인데 VS 비용 문제는?" '엔트리 18명 이슈' K리그2, 감독-구단 '동상이몽'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25-04-07 14:39


"K3, 4도 20명인데 VS 비용 문제는?" '엔트리 18명 이슈' K…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역대급 승격전쟁이 펼쳐지는 '하나은행 K리그2 2025', 엔트리 숫자가 초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K리그는 지난 시즌 엔트리 숫자에 변화를 줬다. K리그1은 18명에서 20명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K리그2는 그대로 18명을 유지했다. 화성의 가세로 14개팀 체제로 변신했지만, K리그2는 올 시즌에도 같은 규정을 적용하고 있다. 승격 싸움이 더욱 치열해진 흐름 속 K리그2 감독들의 불만이 커지는 모양새다.

시작은 윤정환 인천 감독이었다. 윤 감독은 개막전부터 "전세계가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을 따라가려고 하는데 왜 K리그2만 따로 하는지 모르겠다. 재정적인 이유가 있다고 설명하지만, 기준점을 왜 밑에 두는지 의문이다. 하향 평준화되고 있다. 바뀌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을용 경남 감독도 "경기를 준비할 시간도 짧지만, 엔트리를 추리는게 더 머리가 아프다"고 털어놨다. 이영민 부천 감독도 "심지어 K3, 4리그도 20명이다. 왜 K리그2만 18명이어야 하나. 불만이다"고 했다.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K리그2의 모든 감독들이 엔트리 확대를 원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벤치에 7명이 앉는 지금, 골키퍼를 제외하면 가용할 수 있는 필드플레이어 수는 6명 뿐이다. 감독들이 엔트리를 늘리고 싶은 이유는 첫번째 이유는 역시 경기력 향상이다. 윤정환 감독은 "엔트리가 18명이다보니 멀티 자원이 우선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이을용 감독도 "경기 중 상황에 맞게 포지션을 이동할 수 있는 선수를 한 두명씩 넣어야 한다"고 했다.

아무래도 해당 포지션의 스페셜리스트 보다는 경기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팬들이 그토록 원하는 공격 축구에도 반한다는게 감독들의 생각이다. 이영민 감독은 "교체 횟수는 5번으로 늘었는데 넣을 수 있는 선수는 한정돼 있다. 교체 명단에 보다 많은 공격수들을 넣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더 공격적인 축구가 이루어지고, 팬들에게 더 재밌는 경기를 보여드릴 수 있다"고 했다.

현실적인 이유도 작용했다. 올 시즌부터 K리그2는 국적과 상관없이 5명의 외국인 선수를 등록하고, 4명이 뛸 수 있게 했다. 김도균 이랜드 감독은 "4명의 외국인이 엔트리에 붙박이로 자리한다고 봤을때, 국내 선수들이 들어갈 수 있는 자리가 그만큼 줄어들 수 밖에 없다"고 했다. 변성환 수원 감독도 "남은 2명이 경기에 따라오는 것은 TV로 경기를 보는 것과 비교해 비용은 좀 더 들겠지만 선수 육성 측면에서 훨씬 더 큰 이득"이라고 했다.

헌데, 구단 운영진과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생각은 다르다. 사실 지난해에도 엔트리 확대를 두고 이사회에서 갑론을박이 있었다. 한 관계자는 "엔트리를 늘려달라는 구단도, 현행을 유지하자는 구단도 있었다. 연맹이 현실적인 이유로 후자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안다"고 했다. 현실적인 이유는 역시 돈이다. 원정 비용, 수당 등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엔트리 확대에 따라 선수단 구성이 더 비대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력 향상을 원하는 감독과 재정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구단-연맹 사이에 첨예한 대립이 이어지는 가운데, 앞으로도, 특히 날씨가 더욱 무더워지면, 엔트리 확대 문제는 계속해서 거론될 수 밖에 없다. 팬들은 당장 확대 쪽을 원하는 분위기다. 연맹 관계자는 "올 시즌 내 변화는 없다. 연맹 역시 K리그2 엔트리 확대에 대한 여러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향후 이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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