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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무르기 없다. 그냥 완전영입 해'
마티스 텔(20·토트넘)이 저지른 안하무인 행동이 엉뚱한 나비 효과로 이어졌다. 이미 망가질대로 망가진 토트넘과 수뇌부는 텔의 행동을 문제삼지 않고 있다.
오히려 텔의 돌발행동을 걱정하는 건 포스테코글루 감독이나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이 아니다. 텔의 원소속팀 바이에른 뮌헨이다. 형편없는 실력에 팀워크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 이기적인 텔의 본성이 노출되면서 자칫 토트넘이 완전이적 옵션을 쓰지 않을까 봐 걱정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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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매체 스퍼스웹이 8일(이하 한국시각) 뮌헨의 난처한 입장에 관해 보도했다. 토트넘 소식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이 매체는 '뮌헨 구단이 토트넘 내부의 기류 변화에 관해 걱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텔을 둘러싼 분위기가 묘하게 달라졌다.
지난 6일 열린 사우샘프턴과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1라운드가 기점이다. 이때 텔은 후반 42분에 교체 투입돼 추가시간에 페널티킥으로 골을 넣었다. EPL 6경기 출전 만에 드디어 첫 골을 터트린 것이다. 페널티킥으로 만든 골이었다.
문제는 이 페널티킥을 텔이 찰 이유가 별로 없었다는 데 있다. 텔은 그라운드에 나온 지 채 10분도 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몸이 이제야 조금씩 달아오르는 타이밍이다. 그런데 이때 토트넘이 페널티킥 찬스를 얻었다.
기회를 만든 장본인은 앞서 2골을 넣었던 브레넌 존슨이었다. 존슨이 페널티지역을 돌파하다 깊은 태클에 쓰러지며 페널티킥 찬스를 만들었다. 이 경우 존슨이 페널티킥을 직접 차는 게 일반적이다. 게다가 존슨은 앞서 2골을 넣어 1골만 더 넣으면 EPL 첫 해트트릭을 달성할 수 있었다. 이런 기회는 여간해선 잘 찾아오지 않는다.
그런데 경기에 투입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페널티킥 유도 과정에 전혀 개입하지 않았던 텔이 갑자기 자기가 페널티킥을 차겠다고 주장하며 존슨, 페드로 포로와 대치했다. 텔은 고집을 꺾지 않았다. 토트넘은 교통정리를 못했다. 뒤늦게 나선 부주장 크리스티안 로메로는 텔에게 기회를 줬다. 텔은 페널티킥으로 EPL 데뷔 골을 넣었다. 어떻게 보면 '무임승차' 골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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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팬들은 분노했다. 텔에게 지나친 특권을 제공하면서 팀의 기강이 무너졌다고 우려하는 분위기다. 특히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텔의 영입에 큰 목소릴르 냈고, 이후 텔이 계속 부진해도 옹호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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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변화 때문에 토트넘이 텔의 완전이적 옵션을 쓰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원래 토트넘은 텔을 데려오기 위해 지나치게 저자세로 협상에 임하다 바보같은 '호구 딜'에 사인했다. 텔의 잔여연봉을 전부 부담하는 등으로 임대 이적료로만 거의 1000만 유로를 지출했다.
여기에 시즌 종료 후 완전 이적 옵션을 포함시켰다. 토트넘이 텔을 그대로 붙잡을 경우 약 5000만파운드를 뮌헨에 지불하는 조건이다. 텔의 잠재력이 그 정도로 크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텔의 실체는 그런 기대감을 받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나간 경기에서 별로 임팩트를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겨우 페널티킥으로 6경기 만에 첫 골맛을 봤다. '이적료가 아깝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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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의 실체는 갈수록 명확해지고 있다. 어린데다 이기적이고, 실력은 뒷받침되지 못한다. 이대로라면 토트넘이 시즌 종료 후 완전이적 옵션을 쓰지 않을 듯 하다. 이적료를 챙겨 새 선수를 영비하려던 계획이 무산되기 때문이다.
독일 매체 빌트도 '뮌헨은 토트넘이 텔의 완전이적 옵션을 쓰지 않을까봐 걱정하고 있다'면서 '텔은 토트넘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뮌헨의 계획이 무너질 위험이다'라고 설명했다. 뮌헨은 텔을 팔고 난 돈으로 할 게 많았다. 공격수도 데려오고, 수비수도 보강하려고 했다. 토트넘이 계속 바보같은 딜을 유지해지길 바라고만 있는 상황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