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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긴박했던 70분이었다. 반전이 없을 경우 예고된 이별이었다. 엔딩은 달라지지 않았다.
대구 구단은 박 감독의 돌발 발언에 화들짝 놀랐다. 거취의 경우 상의 후 결정할 문제다. 박 감독은 이어 기자회견장에 등장했다. 그는 "꼭 이겨야 하는 경기였는데 승리의 기운이 도와주질 않았다"며 담담하게 소감을 말했다.
'그동안 감사했다'는 말의 의미를 묻자 "말 그대로다. 무슨 염치가 있겠나. 상황 종료 후에 구단과 상의해야 한다. 하지만 말 그대로 들으시면 될 것 같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공식적으로 말씀드릴 수는 없다는 것이다. 구단에서 발표가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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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큰 반전은 없었다. 대구는 지난해 11위를 차지했다. 승강 플레이오프 끝에 생존했다. 올 시즌도 더딘 출발에 박 감독은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감독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았고, 결국 사퇴로 이어졌다. 박 감독은 올 시즌 K리그에서 물러난 첫 번째 사령탑으로 기록됐다.
대구는 "박 감독이 팀의 리빌딩과 체질 개선을 추진해 왔으나, 최근 성적 부진과 팀 분위기 회복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구단과 협의를 거쳐 사퇴하기로 뜻을 모았다"며 "구단은 박 감독이 보여준 열정과 헌신에 깊은 감사의 뜻을 표하며, 새로운 리더십 아래 팀이 재정비될 수 있도록 후임 감독 선임에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대구는 후임 감독 선임 전까지 서동원 수석코치가 임시로 팀을 이끌기로 했다.
반면 울산은 위기에서 탈출했다. 울산은 이날 경기 전까지 4경기 연속 무승(2무2패)으로 '이상 저온'에 시달렸다. 결국 베테랑들이 해결했다. 후반 교체투입된 이청용의 패스를 받은 강상우가 오른발로 골네트를 갈랐다. 이청용은 1988년생, 강상우는 1993년생으로 30대다. 올 시즌 울산으로 이적한 강상우의 마수걸이 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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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우에 대해선 "데뷔골을 축하한다. 강상우가 포항에서 가장 좋았을 때의 그 그림을 갖고 있다. 요구사항이 많다. 많이 몰아쳤고, 그래서 힘들었을 것이다. 거기에 반응해줘서 고맙다. 상우는 왼쪽, 오른쪽 다 쓸 수 있다. 울산에서 전성기를 맞았으면 좋겠다"고 덕담했다.
강상우는 "오늘 경기가 중요했다. 승리말고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이길 수 있어서 감사하고, 골까지 기록할 수 있어서 기쁘다. 좋은 하루였다"고 웃었다. 그리고 "슈팅이 잘 맞지 않았다. 볼이 상대 수비 발에 맞자마자 골이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첫 골이 터졌으니 올해 10개 이상 공격포인트를 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대구=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